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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영화 '머니백' 결말, 줄거리 후기 (남자 일곱이 돈가방에 얽힌 사연)

by 빠마저씨 2022.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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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의 영화가 있습니다. 총 일곱 명의 남자들이 권총과 돈가방을 두고 벌이는 추격전 '머니백'입니다. 주로 '가이 리치' 감독의 연출 방법이고, 초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주 하던 장르이기도 합니다. 기묘하게 얽혀서 결국 하나씩 풀어가는 영화들입니다. 이 영화도 그 설정을 따릅니다. '머니백'입니다.  

 

 

  문제는 그 설정은 가져왔는데 이 영화는 많이 아쉽습니다. 모두 쟁쟁한 배우들이고 연기라면 일단 인정받은 배우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는 특성상 배우들의 연기보다 연출이 훨씬 중요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의욕이 너무 앞서서 결국은 이상한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의욕은 바로 개그감입니다. 그런 영화 '머니백'입니다.

 

영화-포스터
포스터

 

-'머니백' 줄거리와 결말

<많은 인물들이 있어서 그냥 배우들의 이름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내용이 너무 꼬여있어서 그냥 한 번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엄마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전세보증금까지 뺀 김무열은 그 돈을 사채업자 양아치 김민교에서 모두 뜯기게 됩니다. 삶이 힘들어 죽으려던 그는 택배기사 오정세가 맡긴 옆집 소포에서 권총을 발견하고 도박장의 사장 임원희를 권총으로 협박하여 돈가방을 들고 튑니다.

  그 돈가방은 국회의원 전광렬의 비자금을 위해 마련한 돈이었는데, 계속되는 무리한 돈 요구에 화가 난 임원희가 킬러 이경영에게 총을 주며 전광렬을 제거해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총이 배달 사고가 나서 옆집의 김무열에게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이경영의 옆집이 김무열 집)

  사실, 그 총은 도박을 하던 비리 경찰 박휘순의 것으로 그가 잠깐 담보로 맡긴 진짜 총이었고, 임원희를 거쳐 이경영에게 가야 할 총이 배달사고로 인해 결국 김무열에게 가서 오히려 임원희가 돈가방을 빼앗기게 된 것입니다.

  그 돈가방은 훔쳐갔던 김무열의 집에서 김민교에게 발견되었다가 오정세가 훔쳐가고, 다시 그 돈을 훔쳐간 박휘순은 그 돈으로 자신의 총을 찾으려 했다가 결국 그 돈은 전광렬이 비자금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전광렬의 유세현장에서 킬러 이경영의 난입으로 이경영에게서 총(배달사고라는 것을 파악하고 김무열의 집에서 총을 수거함)을 찾은 박휘순은, 그 틈을 타서 다시 돈을 훔친 김무열을 쫓게 되고 한 바탕 추격전을 벌인 후 결국 경찰에 발각되어 모두 잡혀갑니다.

  하지만 돈의 출처를 밝힐 수 없던 그들은 그냥 김무열의 돈이라고 말하고 김무열은 그 돈으로 엄마의 수술비를 낼 수 있게 됐지만, 뒤늦게 쫓아온 형사 박휘순을 피해서 도망가다가 맨홀 뚜껑에 빠지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맞아서-부은-얼굴로-술마시는-김무열
김무열

 

  무리한 사채와 엄마의 수술비 때문에 더 큰 빚을 지게 된 이 남자는, 옆집 소포를 잠시 맡아 두었다가 그 속에서 발견된 권총을 들고 사채업자를 찾아가 돈가방을 뺏어 달아납니다. 그때부터 권총과 돈가방에 얽힌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김무열 배우의 연기는 정말 좋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연속이지만 충분히 수긍이 가도록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매번 젠틀한 역만 해왔는데 이렇게 평범한 찐따 연기도 역시 잘해 냅니다.

 

총을-겨누는-박휘순
박휘순

 

  도박빚의 담보로 자신의 권총을 맡겼다가 그 총이 킬러의 손에 넘어가면서 인생이 꼬여버린 형사입니다. 총을 찾으려다가 돈가방까지 알게 되어서 둘 다 쫓으려고 합니다.

  형사와 조폭에 특화된 배우 박휘순입니다. 이 분이 나온 조폭이나 형사 영화를 열 편은 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그쪽 연기는 훌륭하게 해 냅니다. 삶에 찌든 경찰의 연기는 전매특허입니다.

 

담배를-피고있는-김민교
김민교

 

  임원희의 밑에서 수금을 담당하던 양아치는 시가박스로 위장한 권총을 본인이 전달하기 귀찮아서 지나가던 택배기사에게 맡겼다가 일이 제대로 꼬여버렸습니다. 

  SNL에서 눈동자를 굴리던 개그감 넘치는 김민교 배우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아주 살벌한 양아치 연기를 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욕을 하는데 정말 양아치처럼 연기를 잘합니다. 

 

택배차량에-앉아있는-오정세
오정세

 

  사실 상, 제일 불쌍한 사람은 바로 이 택배기사입니다. 괜히 택배를 옆집에 맡기는 바람에 인생이 아주 꼬였습니다. 잠깐 돈가방을 만져보긴 했지만 역시 한 푼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오정세 배우는 뭘 해도 어울리지만 이런 생활연기도 달인입니다. 불쌍함을 넘어선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관객은 영화적 설정이 유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연기로 이 상황이 이해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과를-먹으며-기웃거리는-이경영
이경영

 

  한물간 킬러입니다. 도박장 사장인 임원희가 국회의원 전광렬을 죽여달라며 건네기로 한 권총이 배달 사고가 나는 바람에 그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뭘 해도 한결같고, 늘 비슷한 연기를 하지만 이상하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몰입하게 되는 이경영 배우입니다. 물론 이곳에서 그의 3류 개그는 영화적 설정이니 무죄입니다.

 

양복을-빼입고-돈앞에-서있는-임원희
임원희

 

  도박장 사장으로 사채 자금으로 많은 돈을 벌었으나 계속해서 비자금을 요구하는 전광렬을 죽이기 위해 이경영을 고용합니다. 그리고 박휘순에게서 빼앗은 권총을 이경영에게 넘기려다가 사고가 난 것입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임원희 배우는 이곳에서는 웃긴 역할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꾸 얼굴만 봐도 웃깁니다. 물론 연기는 좋습니다. 하지만 설정 속에서 무리하게 희화화되어서 그의 메소드 연기에 몰입할 수 없습니다.

 

사냥총을-들고있는-전광렬
전광렬

 

  비자금을 요구하다가 이경영에게 암살당할 뻔한 국회의원입니다. 전직 깡패 출신으로 임원희에게 저축은행 인수권을 약속하고 계속 돈을 뜯어 냅니다.

  오랜만에 보는 전광렬 배우는 연기가 안정되어 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인데 자꾸 여기에도 개그를 넣으려는 무리한 설정으로 역시나 몰입이 깨집니다. 이 역시도 배우 탓은 아닙니다.

 

 

-'머니백'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점

*한줄평 : 감독은 웃으라는데 안타까워 눈물나는 영화

 

  엉망진창 소동극, 어처구니없이 꼬여버린 상황극 등의 영화는 견고한 시나리오와 확실한 캐릭터 구축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초기 시놉시스의 아이디어가 좋았고 거기에다가 능력이 있는 배우들이 있었음에도 영화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감독님의 개그 욕심이 너무 과했습니다. 권총과 돈가방을 놓고 물고 물린 일곱 명의 남자들이 나온다고 한다면, 사실 피바람이 몰아쳐야 하는 것이고 슬랩스틱 코미디를 할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죽여야 맞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뜬금없이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와서, 코미디보다는 누아르 쪽으로 장르를 잡아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설정의 영화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의 개그 욕심이 심해서 각종 몸개그와 애드리브 같은 코믹한 대사가 난무합니다. 그러니 흐름이 깨지고 몰입이 되지 않습니다. 너무나 웃기고 싶었다면 관객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웃음이 터지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이 영화는 너무 원초적인 웃음을 강요합니다.

  개그감이 확실한 배우들(임원희, 김민교)에게 일부러 살벌한 캐릭터를 줘서 그 안에서 개그감을 뽑내 보라고 강요하는 것 같고, 이경영 배우에게 3류 코미디 연기를 시키면서 웃겨보라고 하는 것 같아서 많이 민망했습니다.

  초반에 멋지게 실타래 꼬아 놓고, 웃으면서 풀어보려다가 안되니 과하게 더 웃기려 하고, 나중엔 그냥 실을 끊어버리면서 너털웃음을 짓는 것 같은 영화라서 그냥저냥 아쉽기만 했습니다.

  다들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라서 더 아쉬웠습니다. 제대로만 만들었다면 꽤 괜찮은 누아르나 남성 영화가 나왔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오늘도 아쉬움만 남기고 가서 또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 없이 볼 만한 영화'는 맞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자꾸 하단 부분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잡설은 가급적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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