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덤'이 순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우리나라 좀비 드라마 '킹덤' 은 아닙니다. 굉장히 오래된 일본의 인기 만화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한 노예 소년이 연약한 왕을 도와주며 그들의 왕국 '킹덤'을 세워나가는 대하사극 만화로 뛰어난 작품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만화입니다.(시간이 지나가면서 좀 이상해지고 있긴 하지만요) 일본의 주특기인 '만화를 실사판으로 만들기'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넷플릭스에서 일단 의심의 눈으로 보는 두 가지 갈래가 있지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영화'와 '일본만화 원작 실사판'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봤습니다. 워낙 원작이 유명하고 저 역시도 재미있게 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보실까요? 하지만 줄거리는 처음 5분만 보면 여러분의 생각대로 끝이 나니... 그냥 다 공개하고 가겠습니다. 일본의 몇 안 되는 대하 전통사극 '킹덤'이 출발합니다.
- 보기 전
일단 이 이야기는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는데 주인공이 도와준다는 설정으로 시작이 됩니다. 만화가 60권을 향해 가는데 영화가 그 이야기를 다 담을 수는 없고, 영화는 만화의 극 초반의 내용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바라진 않았고 그냥 원작 만화의 느낌을 얼마나 잘 살리고 있을까 궁금해서 봤습니다.
사실, 원작의 그림체는 정식 출간된 만화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좋아서 인기가 있는 것이지요. 과장된 액션이 있긴 하지만 판타지 액션은 아니기에 영화로 옮기기에도 큰 무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 보는 중
줄거리는 방금 말씀드린대로, 진시황의 초기 이야기입니다. (지금부터는 그냥 영화로 갈게요)
주인공 '신'은 자신의 친구 '표'가 어린 황제 '정'(훗날 진시황)의 대역(황제와 외모가 같아 위기 시에 필요한 대역)으로 지내다가 황제의 동생이 일으킨 쿠데타에 희생당하자 분노합니다. 처음에는 황제를 원망했으나 점차 그의 야망과 인품에 매료되어 결국엔 반역자들을 물리치고 황제가 다시 왕권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짧나요? 두 시간이 넘는 분량의 영화지만 큰 줄거리는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이 세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입니다. 황제는 자신의 지위를 찾고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서, 주인공은 죽은 친구와의 약속(천하대장군이 되는 것)을 위해서, 그리고 미소녀는 돈을 벌기 위해서? 힘을 합쳐 시련과 고난과 난관과 어려움과 죽음과 위기를 헤쳐나갑니다. 딱 일본 만화 잡지 '점프'의 주제와 같습니다. 아, 주인공과 황제의 외모가 상당히 준수합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
주인공들이 힘을 빌리기 위해 찾아간 산 부족의 왕입니다. 황제와 주인공의 이상에 자신과 산 부족의 미래를 베팅을 합니다. 여자일 것은 예상은 했는데 평생을 산에서 사신 분 치고는 화장이 잘 먹어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나중에 치열한 전투를 벌일 때도 이 분의 메이크 업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영화 중반부터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순수 황족 혈통으로 서자인 자신의 형 '표'를 무시하다가 결국 반란을 일으킵니다. 말투나 행동이나 표정 모두 아주 얄미운 귀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중에 '표'에게 참 교육당합니다.
사실 상, 이 영화 최강자 천하대장군입니다. 황제까지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절대 강자입니다. 다행히 이 장군도 결국은 황제의 이상을 따르기로 합니다. 문제는 이 캐릭터의 행동과 말투가 아주 전형적인 일본의 신비로운 절대강자 이미지여서 상당히 민망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절대 강자는 꼭 웃을 때 '호호호' 하고 웃지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자꾸 턱에 김 붙이고 나온 '정형돈' 씨 같아서 몰입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ㅜㅜ
서사는 너무나 뻔해서 민망할 정도인데, 그 쯤되면 등장하는 전투씬과 결투씬은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결투씬은 꽤 잘 나왔습니다. 순간적인 동작이 많아서 이미지를 따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핑계라고요? 맞아요 ㅜㅜ)
- 보고 난 후
뻔한 서사와 오글거리는 대사는 일본 특유의 소년 만화의 특징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넘어가고 나면 나머지 부분은 볼 만한 것 같아요. 특히 결투씬과 액션씬은 유치하지만 어설프진 않습니다. 아마도 감독이 액션 만화를 영화로 실사화 해본 경험이 많아서 노하우가 쌓인 것 같습니다. 특히 검술 결투씬은 '바람의 검심' 실사판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좀 다른 곳에서 나오는데, 주인공의 연기가 너무 과장됩니다. 예전 일본 야쿠자 영화에서 나오는 혈기 왕성한 10대 중학생의 모습을 연기합니다. 그래서 계속 소리만 질러요. 눼~눼~ 하는 표정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화면이 지글거립니다. 특히 밤이 되면 상당히 지글거립니다. 영화관에서 이정도였으면 환불을 요구할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왜 그랬는지는 저도 잘...
- 그래서?
제 별점은 5점 만점에 3점입니다.
영화는 볼만 합니다. 주인공들의 외모도 준수하고, 서사는 뻔하지만 그만큼 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이 멋있어요. 제가 본 일본 만화 원작의 실사 영화 중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소년 만화는 '주인공의 원대한 꿈과 노력'이 있으면 장땡이지요.
칭찬에 비해서 별점이 짜다고 생각하시면 다른 일본 만화원작 실사영화를 한 번 보시길요. 아마 이해하실 겁니다. ^^. 가끔씩 지칠 때, 뻔하지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이런 만화 같은 작품을 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전 매번 그래 왔거든요. 유치하고 오글거리지만 그만의 매력과 가슴이 뜨거워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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