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여성영화, 아니 사람 영화가 넷플릭스에 공개 됐습니다. '세자매'입니다. 각 기 다른 삶을 사는 세 자매가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일단 포스터의 느낌은 살짝 지루해 보입니다. 하지만 연기로는 전혀 지루하지 않은 배우들이니 용기를 내서 보았습니다. 보길 잘했습니다.
세자매의 삶을 번갈아 보여주다가, 그들이 아버지의 생신날 모여 식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지루할 줄 알았던 이 영화는 보는 동안 긴장감에 숨 쉬는 것도 까먹게 만들었습니다. 알고 보면 슬픈 이야기, 알기 전에는 먹먹한 이야기 영화 '세자매'입니다.
목차 1. 줄거리와 결말 2. 인물 관계와 관람 포인트 3. 별점 및 한줄평 후기 |
1. '세자매' 줄거리와 결말
첫째 희숙(김선영)은 음악을 한다며 제 멋대로 사는 딸과 매일 같이 돈을 뜯어가며 사업한다고 빚만 잔뜩 지고 있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늘 눈치를 보고 미안하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그녀는 삶이 너무 피폐해진 상태에서 암 선고를 받고 자해를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를 하는 상황입니다.
둘째 미연(문소리)은 악착같이 일해서 남편을 대학교수 만들고 아들 딸 낳고 명품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며 모두의 부러움을 받는 완벽한 가정을 만들었습니다.
거의 강박에 가깝게 완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와중에 아이들은 수위 높은 훈육으로 기를 못 펴고 있으며 남편은 학교의 제자이자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여대생과 바람이 났습니다.
셋째 미옥(장윤주)은 애 딸린 남자과 결혼을 했는데, 글을 쓴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매일 술을 마셔서 거의 알코올 중독 수준입니다.
어쩌다 보니 애를 낳지도 않고 엄마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며 엄마가 되어 보려고 하지만, 항상 술에 취해 있으니 모두에게 무시를 당하고 민폐만 끼칩니다.
세 자매는 별로 내키지 않아 하면서 아버지의 생신에 맞춰 집으로 내려옵니다. 그러나 내려오면서 그녀들은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옛날부터 극심한 가정폭력에 휘둘렸던 그녀들은 그 상처를 평생 가지고 있었고, 너무 맞아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넷째 아들이 식사자리에서 아버지에게 소변을 갈기며 그 상처는 폭발합니다.
둘째인 희숙의 주도 아래 억울함과 울분을 토해내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죄책감에 자해를 합니다. 당연히 생신 잔치는 개판이 되고, 세 자매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추억이 있는 해변가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딱히 해결된 것은 없었지만 과거의 억울함과 분함을 아버지 앞에서 쏟아 냈던 자매들은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어 다시 각 자의 위치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세자매' 인물 관계와 관람 포인트
세 자매와 그녀들의 가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관람 포인트는 당연히 연기력입니다.
첫째는 어릴 적 극심한 가정폭력에 몸과 마음이 크게 다치고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늘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며 남들에게 잘 보이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다'는 말을 합니다. 세 자매 중에서 가장 불쌍한 언니입니다.
김선영 배우는 늘 코믹한 연기로 봐와서 그냥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는 정말 압도적입니다. 몇 번을 울컥하고 그만큼 숨죽이기도 했습니다. 대단합니다.
가정폭력으로 파괴된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자신만의 완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 와중에 자신도 아이들에게 정서적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남편은 답답하다는 핑계로 바람을 피웁니다.
문소리 배우의 연기는 늘 좋았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습니다. 완벽한 가정을 위해 남편의 바람도 참고 견디는 그녀는 거의 공포영화 속 주인공입니다.
역시나 가정폭력으로 방치된 채 자랐고, 아버지의 술주정을 그대로 물려받아 알코올 중독에 술만 취하면 흉폭해지는 셋째입니다.
장윤주 배우는 이제 모델보다 배우로 더 많은 커리어를 쌓아가는 듯합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잡아서 멋지게 소화해 냅니다.
결국 딸들의 인생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파탄이 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물론 막내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히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아니었습니다.
중반부터 슬슬 그런 분위기를 풍기더니 결국은 이 모든 것이 '가정 폭력'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을 폭발시키듯 보여줍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돌아보게 됩니다. 다행히 자매들은 새로운 힘을 얻고 각 자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3. '세자매' 별점 및 한줄평 후기
*별 점 : 5점 만점에 4.5점
*한줄평 : 과거는 미래의 재료가 될 수밖에 없다.
인권 위원회에서 만든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칭찬입니다. 가정 폭력에 희생된 아이들과 그들이 커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었을 때 대물림 될 수 있는 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포스터와 간단한 소개만 봤을 때는 그냥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내는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여성영화라기보다는 그냥 인권영화입니다.
중반까지 계속 보이는 세 자매의 삶은 주로 둘째인 희숙(문소리)의 시선으로 보입니다. 과거 자신의 엉망이었던 가정보다 더 완벽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벌어지는 그녀의 참고 견딤은, 안쓰럽다 못해서 화가 날 정도입니다.
특히 남편의 바람을 알고 나서 그녀가 벌이는 일들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런 희숙을 연기하는 문소리 배우의 연기는 알고 있었지만 또다시 놀라게 되는 그런 대단함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연기입니다. 모두가 좋은 연기를 보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동안 밝은 조연처럼 보였던 김선영 배우의 연기가 압권입니다.
계속되는 그녀의 자존감 바닥 캐릭터 연기는 가슴이 아파서 잠시 멈출 정도로 진정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엉망이 된 생신 잔치에서 절규하는 모습은, 그냥 감탄이 나올 뿐이었습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주제의식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가정폭력의 피해'에 대한 주제의식도 참으로 좋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좋은 것은 폭력의 모든 것을 신앙으로 덮고 모른 척 살아가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증스러운 인간의 신앙심(특히 개신교)의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자신의 잘못을 피해자가 아닌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억울함도 막연한 하나님께 하소연할 뿐입니다. 이곳의 사람들에게 종교이자 하나님은 '스스로의 뒷모습'입니다. 자신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로 숨죽이며 보다가 결국엔 캐릭터들의 안타까운 유년의 삶에 대해서 가슴 아파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다행히도 슬프지 않게 끝나긴 하지만, 사실 가정 폭력에 해피엔딩은 없습니다. 그냥 살아갈 약간의 힘과 희망을 얻었을 뿐입니다.
당연히 추천합니다. 봐서 다행입니다. 많이들 보시길 강력추천드립니다. 내용은 많이 어두우니 설에 온 가족과 보지는 마시길... 괜히 두 번 싸울 것 세 번 싸우게 됩니다.
이 영화와 비슷하지만 수위는 약한 (하지만 더 와닿는) 영화가 있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4등'이라는 영화입니다.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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