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공포영화가 나왔습니다. '추즈 오어 다이'입니다. 늘 그렇듯 별다른 기대 없이 오랜만에 접하는 호러라는 생각으로 봤습니다. 강제로 참여하는 죽음의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무섭기보다는 끔찍합니다.
'영적인 존재', '강제적인 참여', '타인에게 전파' 등 이런 설정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거의 조상 격인 전설의 영화 '링'이 있고, 아주 참신했던 '데스티네이션'도 비슷한 부류이며 가장 최근의 영화로는 '투루스 오어 데어'가 있습니다. 내용도 비슷합니다. 영화 '추즈 오어 다이'입니다.
-'추즈 오어 다이' 줄거리와 결말
우연히 옛날 게임(카세트 테이프로 로딩하는 고전)을 발견한 한 아저씨가 그 게임을 실행하는데, 계속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결국 그 아저씨는 그 게임을 복사하고 배포하는 것으로 그 저주에서 일단 풀려납니다.
그리고 3개월 후, 어려운 살림에 학교를 휴학하고 건물 청소를 하는 주인공은 우연히 친구의 가게에서 그 게임을 발견합니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큰 상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게임을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저주가 시작됩니다.
웨이트리스가 죽고 엄마가 큰 사고를 당하자 게임을 멈춰보려 하지만 이미 참여한 게임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었고, 결국 그녀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그 게임을 처음 개발했던 곳을 찾아내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프로그래머가 만든 시연 영상을 보게 됩니다. 악마의 주술을 코딩하여 간단하고 원시적인 게임을 만들어 냈고, 그 게임의 승자가 되면 타인을 게임에 참여시켜 그에게 저주를 걸게 되는데 참여자에게 큰 고통이 따를수록 승자는 다양한 보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게임을 막아보려다 친구까지 잃게 된 주인공은 최종 보스로 지목된 '처음 나왔던 아저씨'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결투를 벌인 후 마지막 승자가 됩니다.
그리고 승자로서 자신을 괴롭히던 못된 놈에게 저주를 걸어 죽이고, 그 보상으로 엄마의 정신병을 치료한 후 그녀는 더 나쁜 놈들을 찾아 게임에 참여시키려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게임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서 결말이 달라지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형식일 뿐 사실은 게이머에게 저주를 걸어 고통스럽게 죽이고 그에 대한 보상을 주최자에게 주는 악마의 게임입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어처구니없고 허점이 많지만, 진행되는 순간의 연출은 나쁘지 않습니다. B급은 맞는데 참신한 B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오타쿠 아저씨는 고전 게임을 취미로 하다가 저주 걸린 게임 때문에 집안이 박살 납니다. 하지만 그가 배포한 게임들 때문에 거대한 재산을 얻었습니다.
주인공이 참여한 게임의 최종 보스로 지목되어, 주인공과 한 판 승부를 벌입니다. 저주가 자신의 이득이 되기 때문에 서로 그 현상을 반대로 이용하여, 스스로를 자해하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굉장히 독특한 방식의 싸움이 연출됩니다. 어디서 본 것 같지만, 화면은 잘 찍은 것 같습니다.
아픈 엄마와 추근덕 대는 마약상 남자 사이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저주받은 게임을 만나 큰 대가를 치르고 겨우 승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게임을 이용하여 악인들에게 저주를 걸어서 처단하고 (자신도 보상을 받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다크 히어로가 됩니다. (갑자기 호러에서 히어로물로 바뀌는 B급의 클래스)
주인공을 좋아해서 끝까지 도와주다가 결국은 죽습니다. 호감형이었는데 주인공의 친구라는 사실이 출연부터 사망 플래그를 제대로 꽂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큰 섭섭함이 없습니다.
게임의 첫 스테이지로 강제 참여당한 이 웨이트리스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컵을 깨고 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어우야~) 깨진 유리 조각을... 더 이상은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고어적인 영상은 꾸준히 나옵니다.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게임의 목적과 시연 방법을 찍은 영상입니다. 프로그래머는 이러한 저주가 자신에게 큰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이 게임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저주를 걸고 자신은 건물주가 됩니다.
그리고 최종 승자가 된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에 참여시킬 게이머를 물어볼 정도로 절대 악이 되어있습니다. 그래도 건물주는 건물주입니다. 그것도 주인공이 늘 청소하던 대형 빌딩의 건물주입니다.
-'추즈 오어 다이'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5점
*한줄평 : 영화 선택이 죽음은 아니길...
'추즈 오어 다이' 의역하면 '쫄리면 뒈지시던가~'라는 작품입니다. 말 그대로 선택을 안 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타인의 목숨을 놓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단계별로 보여줍니다.
공포영화의 특성을 잘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억울한 상황, 극복하려 노력, 거듭되는 좌절 그리고 마지막에 각성과 그 이상의 흑화 된 주인공의 모습까지 이어집니다.
상황에 따라 보이는 깜놀과 감각적인 영상은 나쁘지 않았고, 흔하게 나오는 랩 음악은 진부했지만 다른 음향 효과들은 좋았습니다. 생각 이상의 잔인한 장면에 놀라긴 했지만, 그 역시 공포영화니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상황 설정에 부합하지 못하는 세부적인 줄거리의 완성도는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고통을 주고 보상을 얻는다'는 것이 이 게임의 설정인데, 고통을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설정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그 보상 역시도 그냥 막연하게만 표현되어 있습니다.
'뭐 공포 영화에서 그런 것 따지냐?'라고 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공포 영화도 완성도에 따라 즐기는 맛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그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납득이 되고 공감이 되어야 더 공포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각적인 공포를 찾는 분께 살짝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나쁘진 않지만 좋다고 말하기도 뭐해서 조심스럽긴 합니다. '추즈 오어 다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올바른 선택 부탁드립니다.
날이 너무 좋아서 방콕족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지는 요즘입니다. 이런 영화를 통해 방콕족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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