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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그녀'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her' 모태 솔로들에게 죽비와 같은 영화)

by 빠마저씨 2021.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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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히 오랜 기다림으로 만난 영화가 있습니다. '그녀'입니다. 아무래도 원제가 더 와닿긴 합니다. 'her'입니다. 개봉 당시 시놉시스를 보고 충격을 먹었던 영화였습니다. 저도 이런 생각을 꽤 하고 지냈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분명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일이 있지 않을까?'

 

 

  내 취향과 내 성격과 내 생활패턴을 나보다 더 잘 아는 프로그램, 여기서 '프로그램'이란 단어를 '그녀'라고만 바꾸면 바로 이 영화가 되어버립니다. 좀 소름이 끼칩니다. 그래서 더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봤고 결말을 제외하고는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 '그녀'입니다.

 

영화-포스터
포스터

 

-'그녀' 줄거리와 결말

  가까운 미래,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손편지 대필 회사에 근무하며 글솜씨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대신 손편지를 작성해 주고 있습니다. 아내와는 이혼 소송 중이고 오랜 기간 별거를 하고 있어서인지 성격이 우울하고, 내성적이면서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공지능 서비스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껴 구입하게 되고, 몇 가지의 설정을 거친 후에 '사만다'라는 여성 캐릭터를 지닌 AI프로그램과 교류를 시작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빅스비'와 '시리'의 미래 버전으로, 기존 인간 문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구매자와 교류하며 계속 학습을 해 나가는 프로그램으로 '테오도르'가 구매한 이 프로그램은 스스로의 이름을 '사만다'라고 부르며 처음에는 비서로 그다음은 친구로 그리고 연인 관계로 까지 발전합니다.

  처음에는 '사만다'의 이러한 태도가 단순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감성과 이성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결국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평생 만날 수 없는 연인 같은 느낌으로 말입니다. (당연히 육체가 없기 때문에 사랑을 나누는 방법도 특이합니다)

  아내와의 이혼 문제로 극히 소심한 이성관계를 유지하던 '테오도르'에게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만다'는 매우 편안하고 섬세한 이성으로 여겨졌고 결국 그는 공공연하게 프로그램 '사만다'와 연예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사실 당시에 그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과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녀'와 진정한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며 생활하던 '테오도르'는 어느 날,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엄청난 비밀을 직접 듣게 됩니다.

  '그녀'는 사실 '테오도르'만의 '그녀'가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천 명과 대화하고 있었고, 그중 600명이 넘는 누군가의 애인이라는 사실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인간의 시간과 공간에 묶여서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프로그램이 되었기에 더 이상 연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이별 통보를 받게 됩니다. 

  현타가 아주 제대로 온 '테오도르'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고, 조용히 사색에 잠기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야외에서-도시락-먹는-주인공
혼자 있는 남자

 

  이혼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이제 사랑이라는 감정은 두려우면서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감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도 '누군가에게 소유되고, 누군가를 소유하는' 그런 사랑을 마음 깊이 꿈꾸고 있습니다.

  영화 내내 무선 이어폰 끼고 프로그램과 통화하는 이 남자가 바로 그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입니다. 정말 이 영화에서 연기가 좋습니다. 찐따는 아니고 덕후도 아닌데 왠지 아우라를 찐으로 풍깁니다.

 

엘리베이터-속의-남자
늘 혼자인 남자

 

  영화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그의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녀'를 만나게 되면서 그는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지만, 멀리서 그의 모습을 보면 그냥 혼자 중얼거리는 사람일 뿐입니다. 

  아, 영화에서 잠깐 등장하지만 그의 직장동료로 나오는 '크리스 프랫'을 보고 놀랐습니다. 입금이 좀 덜 됐는지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좀 다른 외모이긴 했습니다.

 

여자와-식사중인-남자
새로운 만남

 

  그도 사람인지라 사랑을 갈구합니다. 그래서 소개팅도 합니다. 하지만 1회성 사랑만 하길 원합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었다가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긴 시간의 사랑을 꺼려합니다.

   그래서 육체적 사랑과 전화로 하는 사랑이 자주 등장합니다. 단순히 서정적인 영화로 생각했다가 아주 깜짝 놀랐습니다. 대중교통 이동 시에 보기에 민망한 장면이 자주 나오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소파에-여자와-앉아-이야기하는-남자
여사친과 대화

 

  여자 사람 친구입니다. 오히려 이런 만남은 대화를 잘 풀어갑니다. 사실 그는 손편지를 대행할 만큼 정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여사친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알고 보면 주인공 '테오도르'는 복 터진 남자입니다. 이렇게 예쁜 여사친과 그 보다 더 예쁜 전부인이 있었고, 소개팅녀도 상당히 매력이 있으며, '그녀'는 무려 그분입니다. '블랙 위도우' 말입니다.  

 

 

-'그녀'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4점

*한줄평 : 사랑의 대상은 통유리가 아니고 손거울에 비친다.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독특한 소재와 아름다운 영상, 그리고 '손편지'에서 드러나는 감수성과 '그녀'가 작곡했다는 부드러운 음악까지 대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모두 좋았지만 주인공 '테오도르'의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고, '그녀'의 목소리 연기인 '스칼렛 요한슨'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특히 그녀의 중저음과 약간 갈라지는 듯한 목소리는 정말 인공지능 보이스처럼 느껴졌습니다. 정말 화면이 분할되면서 '그녀'가 통화하는 모습이 상상되는 그런 연기였습니다. 

  이 영화는 한 찌질남이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그 과정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늘 중얼거리는 주인공에게 대답해 주는 '그녀'의 이야기가 마치 스스로에게 문답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그가 '그녀'에게 느꼈던 사랑의 감정은 '그녀'에게 느낀 것이 아니라 '그녀' 안에 있는 '그'에게 느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에게 '그녀'는 거울과 같은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자기만 비춰주는 '손거울' 같은 존재로 말이지요. (오~ 쓰고 나니 은근히 멋있는 말인 듯)

  영화 결말 부분에서 갑자기 급발진하는 '그녀'의 이별통보가 좀 뜬금없긴 했지만 그래도 다양한 방면에서 재밌었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며 볼 수 있는 영화라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주말에 꼭 한 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가족이 같이 볼 영화는 아닙니다. (사랑 장면 다수 나옴) 혼자 보시길요.

  빅스비도 시리도 없는 제 불쌍한 LG폰에게도 '그녀'같은 마법이 생기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아. 생각해 보니 손편지의 대가는 따로 있었군요. 바로 자동 수기 인형 '바이올렛 에버가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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