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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레이디 버드' 결말, 줄거리 후기 ( 빨강 머리 앤 고교 시절 버전)

by 빠마저씨 202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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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후 상당히 좋은 평을 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유명한 상도 탔습니다. 하지만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사춘기 소녀가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과 아동이 주인공인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외면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습니다. '레이디 버그' 아니 '레이디 버드'입니다. 무당벌레 슈트 입고 싸우는 변신 애니메이션 아닙니다. (아, 물론 그 애니메이션 재밌습니다)

 

 

  고 3 여학생의 일상을 보여 줍니다. 우리나라처럼 성적에 대한 고민은 없지만, 나름 고민이 많습니다. 붉은빛이 도는 머리에 자기가 자기에게 붙여준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 소녀입니다.

  여기서 어떤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영화를 보고 10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정말 다사다난한 소녀의 삶입니다. 영화 '레이디 버드'입니다.

 

영화-포스터
포스터

 

-'레이디 버드' 줄거리와 결말

  크리스틴 (본인이 스스로 작명한 이름은 '레이디 버드')은 평범한 마을에 사는 약간은 독특한 여고생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늘 쪼들리며 살아가는 그녀는, 특히 엄마와는 거의 매일 싸우다시피 하면서 어서 빨리 졸업해서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에게 자기를 '크리스틴'이 아닌 '레이디 버드'로 불러달라고 강요하는 이 당돌한 소녀는 답답한 수녀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 연극부에 들어가서 미래에 대한 꿈도 키워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친구도 만나고 나름 최선을 다해서 재밌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던 중, 한 남자를 사귀고 첫사랑을 키워 가지만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게이여서 좌절하기도 하고 새로 사귄 멋진 남자와 첫 관계를 맺지만 그의 4차원적인 생각에 결국은 헤어지게 됩니다.

  극적으로 대도시에 있는 대학에 붙게 되지만, 엄마에게 비밀로 했던 일(엄마는 금전적인 문제로 등록금이 저렴한 시립대학교를 원했음)이 걸리게 되고 그로 인해 엄마와 크게 싸우고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 대학으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활을 시작한 크리스틴은 그동안 지긋지긋했던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토록 고집했던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버리고 엄마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남긴 '크리스틴'은 새로운 출발을 꿈꾸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벽에-기댄-주인공-소녀
주인공

 

  자신이 사는 집과 동네를 지긋지긋해하는 고등학교 소녀입니다. 가난한 집에도 진절머리가 나고, 그로 인해서 엄마와는 매번 싸우게 되고 동네에서 부촌 친구들과도 사귀어 보려고 하지만 역시 쉽지 않습니다.

  수학 시험문제를 몰래 버리기도 하고, 성교육 강사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서 정학 위기에도 처하지만 그녀가 밉지 않은 것은 그녀 마음의 선함이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어 관객에게 그것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젊음의 특권'이 이 영화에 잘 녹아 있습니다.

 

가운을-입고있는-엄마
엄마

 

  이 영화는 엄마와 사춘기 딸의 관계를 많이 보여줍니다. 극한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매번 싸우지만 매번 화해하고 친구처럼 지내다가도 원수처럼 바뀝니다. 

  항상 쪼들리는 일상에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데, 철없는 아들과 딸은 전혀 도와주질 않으니 미칠 노릇입니다. 게다가 딸은 갑자기 반항을 시작하며 돈이 많이 드는 대도시의 대학을 가겠다고 합니다. 매번 '돈이 없다'를 외치는 엄마의 모습은 참 가슴이 아픕니다.

 

무대를-구경하는-부모님
부모님

 

  알고 보면 착하면서 아주 평범한 부모입니다. 아버지는 자식에게 너그러우나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정의 정신적인 지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현실적인 가장은 엄마입니다. 매일 야근을 하면서 아침을 챙겨야 하고, 빨래를 해야 하며, 중고 의류를 사서 수선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늘 딸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다 잔소리로만 생각하는 딸을 보면 엄마는 서럽습니다.

 

남자와-데이트중인-주인공
첫사랑

 

  첫사랑과 첫 키스까지 성공합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던 순간, 화장실에서 남자와 키스하는 남자 친구를 봅니다. 그는 게이였습니다. 그녀의 첫사랑은 여기서 깨집니다.

 

하늘을-보고있는-미남
새로운 남자친구

 

  깜짝 놀랐습니다. 그가 나옵니다. '티모시 살라메' 현 허리우드의 귀공자가 여기서는 4차원 귀공자로 등장합니다. 중2병스러운 말을 하면서 주인공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했던 첫 관계도 별것 아닌 것처럼 취급합니다.

  마치 1987에 강동원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혼자 보면서도 깜짝 놀라서 소리칠 뻔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큰 비중은 아닙니다. 그저 주인공의 두 번째 남자고 주인공의 첫 관계 상대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비중이 작아도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입니다.

 

교복입고-친구와-서있는-주인공
친구와 함께

 

  지루한 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는 초반에 단짝으로 잘 지내다가, 부촌에 산다고 거짓말로 친해진 부자 친구를 만나서 멀어집니다. (그 부자 친구 중에 두 번째 남자 친구도 있었음)

  그러나 그들의 사고방식에 질려버린 주인공은 다시 친구에게 찾아가 마지막 고등학교 생활을 즐겁게 마무리하게 됩니다. 역시 친구는 늘 마음이 같아야 하는 법입니다.

 

 

-'레이디 버드'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4점

*한줄평 : 그때는 몰랐던 그때의 아름다운 시절들.

  영화가 재밌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기본적으로 코믹한 연출이 많고 감동과 드라마도 좋습니다. 사춘기 소녀의 방황인 줄 알고 봤던 영화는 '어쩌면 나에게도 있었을'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었습니다.

  제도권에 대한 반항, 친구들과의 우정, 첫사랑, 미래에 대한 두려움, 마음과는 다르게 늘 싸우게 되는 엄마 등 사춘기의 소녀가 겪을 만한 모든 일들이 영화에 모두 녹아있습니다. (그래서 줄거리를 순차적으로 서술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의 멋진 연기와 무리 없이 자연스러운 서술, 화려하진 않지만 아름다운 연출, 곳곳에 숨어있는 설정 상의 개그감 등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고, 마치 빨강 머리 앤의 고등학교 시절을 보는 듯했습니다. (마침 머리도 빨간 머리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주인공이 '그토록 떨쳐내고 싶었던 과거의 모든 것이 기쁨이고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장면은 뭉클하기까지 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되어서 모두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청소년이나 아동이 대책 없이 사고 치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미뤄뒀던 분이라면, 혹은 '청소년의 문제는 모두 사회 탓이다'를 억지로 설파하는 영화이거나 아니면 중2병 청소년을 미화했다고 생각하고 안 본 분들에게 특별히 더욱 추천드립니다.

  요즘 자꾸 힐링 영화만 보는 것 같아서 정체성이 흐려져서 다음에는 진짜 매콤 한 것으로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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