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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미나리' 영화 결말, 줄거리 후기 (가족은 마치 미나리처럼 자라난다)

by 빠마저씨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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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어느 한국 가족의 원더풀한 이야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평점
7.0 (2021.03.03 개봉)
감독
리 아이작 정
출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S. 김, 노엘 조, 윌 패튼, 스콧 헤이즈

 

  윤여정 배우님을 세계적으로 알린 영화 '미나리'입니다. 개봉 당시에 워낙 화제가 되어서 봤는데, 사실 별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밋밋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다시 봤습니다. 같은 영화이니 같은 서사인데 이상하게 몰입이 됐습니다. 두 번 봐야 하는 영화 같습니다.

 

 

  레이건 시대에 미국 남부지방에 이주 온 평범한 한국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늘 볼 수 있는 할머니가 그 집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주 노동자라는 극한의 상황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평범합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이야기를 연출과 연기로 생동감 있게 만들어 냈습니다. 영화 '미나리'입니다.

 

영화-포스터
포스터

 

-'미나리' 줄거리와 결말

  가족을 위해 자신만의 농장을 만들고 싶었던 아빠 '제이콥'은 가족을 이끌고 아칸소의 한 벌판을 매입해 땅을 일구려 합니다. 하지만 열악할 삶에 엄마 '모니카'는 늘 힘들어하고 자식인 '앤'과 '데이빗'은 그런 엄마 아빠의 대립을 무서워합니다.

  부모 모두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심장이 약한 '데이빗'을 돌 볼 사람을 찾다가 결국 '모니카'는 친정 엄마 '순자'를 미국까지 불러옵니다.

  컨테이너를 개조한 집에서 다섯 식구가 살게 된 이 가족은, 끝까지 농장을 고집하는 아빠와 현실적인 삶을 살자는 엄마 그리고 가족의 무거운 분위기에 위축된 딸 '앤' 심장이 좋지 않아 뛰지도 못하는 '데이빗' 천성이 할머니인 '순자'로 구성되었고 힘든 삶을 헤쳐나가고자 애를 쓰면서 싸우기도 하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그러던 중 아이를 봐주던 '순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되면서 그에 대한 죄책감에 '모니카'는 더욱 힘들어하고 가족은 뒷전이고 오로지 모든 것을 농사에 투자하는 남편이 점점 미워집니다.

  농사는 생각대로 되지 않고, 계속 힘든 일에 닥치게 되자 부부는 결국 다른 길을 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순자가 집을 보던 중 소각장에서 튄 불똥이 농작물을 모아놓은 창고로 번지면서 1년 농사의 대부분을 망치게 됩니다.

 

  가족이 큰 위기에 닥치자 부부는 다시 힘을 합쳐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그때까지 할머니에 대해서 시큰둥하던 아이들도 이젠 할머니를 보살피면서 다시 가족은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순자가 냇가 한 구석에 심어 두었던 미나리는 많이 자라서 풍성해졌고, 그것을 아들 데이빗과 함께 뜯어서 가져가려는 제이콥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미나리' 인물관계

  사실상 등장인물이 가족이 전부라서 다섯 명이 인물관계의 대부분입니다.

 

들에-나와있는-가족들
가족들

 

  병아리 감별사를 하던 아빠는 자신만의 꿈인 농장을 일구고 싶어서 촌구석 시골마을로 옵니다. 그나마 있던 돈도 모두 털어서 밭을 사고 거기서 죽도록 일하면서 농작물을 키웁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트레일러를 개조한 간이 주택에 살면서, 수도는 요금을 내지 못해 끊겨 냇가에서 물을 길어다가 먹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착해서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만 엄마는 그렇지 못합니다.

 

아내를-백허그-하고있는-남편
부부

 

  버닝으로 익숙한 '스티븐 연'이 아빠의 역할을, 현실적인 연기가 일품인 '한예리' 배우가 엄마 역할을 합니다. 부부의 조합이 좋아서 싸움도 진짜 부부싸움처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나누는 현실적인 갈등은 마치 '사랑과 전쟁'을 보는 듯합니다.

  

웃고있는-윤여정
윤여정 할머니

 

  이 분 없이 이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바로 '윤여정' 배우님이 아이들의 외할머니로 등장합니다. 고급스러운 할머니가 아닌 음식도 제대로 못하면서 아이들과는 심심해서 고스톱을 치는 소탈한 할머니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려 왔다가 무리해서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하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딸 가족을 어떻게든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할머니에 대한 전사가 생략되어 있어서, 과연 어디서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도 과감하게 생략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원래 엄마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존재입니다.

 

아이들과-고스톱을-치는-할머니
단란한 가족

 

  밑반찬을 만들거나 아이들을 위해서 특별한 희생을 하진 않습니다. 사실 할 줄도 모릅니다. 그저 엄마 아빠가 일 나간 사이에 막내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게 지키면 됩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벌판에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이들도 할머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넉살과 부족한 영어를 거침없이 사용하는 모습은 유쾌하고 편안합니다.

 

손자의-다친다리를-치료하는-할머니
할머니의 치료

 

  윤여정 배우 다음으로 연기를 잘했던 둘째 아들 '데이빗'입니다. 정말 귀여운 아이인데, 처음에는 할머니를 싫어합니다.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면 엄마와 아빠가 싸우기 때문인데 그런 아이가 나중에는 할머니에게 같이 살자고 합니다. 뭉클합니다.

  보신 분은 느꼈겠지만 이 아이의 연기가 너무 귀여워서 이 영화 중에 할머니와 손자의 투 샷이 나오는 부분은 항상 설렙니다.

 

 

-'미나리' 별점, 한줄평 그리고 후기

*별   점 : 5점 만점에 4점

*한줄평 : 가족은 늘 진행형이다.

  이 영화의 편집은 생략이 많이 되어 있습니다. 이주민 노동자의 삶이 단순하고 뻔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보여주긴 힘들었을 것입니다. 

  늘 갈등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는 부부와 그 부부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 구원자처럼 나타난 할머니도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갈등하는 모습도 화해하는 모습도 상당히 사실적으로 연출하고 있습니다. 농장이 불타자 이혼을 뒤로하고 일단 힘을 합치는 부부의 모습과 극단으로 가지 않은 갈등을 슬쩍 봉합하는 모습은 영화의 확실한 마무리를 일부러 안 보여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삶이라는 것이 '결말'이란 거창한 마무리를 할 수 없는 진행형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는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흐지부지 끝나는 결말 (1년 농사가 불에 타 없어졌는데 너무나 태연하게 다시 시작하려는 모습)이지만 저에게는 더 와닿았습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윤여정' 배우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대배우와 연기를 하는 손자마저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극적인 재미는 없습니다. 확실한 결말도 없습니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 빠져드는 이상한 몰입감이 있는 영화여서 추천드립니다. 저처럼 이미 봤어도 한 번 더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는 상당한 메타포(비유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파악해 보려고 하다가 나중에는 그냥 영화 자체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보이는 그대로를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찾다가 포기한 측면도..) 여러분들도 가끔씩은 편안하게 보이는 삶을 살아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아, 제목이 '미나리'인데 정작 미나리 이야기를 안 했군요. 어디서든 잘 자란다고 하면서도 할머니는 굉장히 맑은 물가의 볕 잘 드는 곳에 미나리를 심습니다. 의미심장합니다.

  그리고 그 미나리는 영화의 마지막에 꽤 많이 자라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렵고 힘들게 뿌린 씨는 결국 풍성한 결실을 맺는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극 중 이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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