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우려먹기로는 거의 사골급으로 유명한 작품 '바이오하자드'(영제는 '레지던트 이블')가 또다시 나왔습니다. 최근 극장판(레지던트 이블:라쿤 시티) 말고, 넷플릭스에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나온 작품입니다.
작품 제목도 무시무시합니다. '바이오하자드:무한의 어둠'이라는 작품입니다. 늘 욕먹으면서 이번에도 꾸준하게 실사 애니로 또다시 나왔습니다. 그냥 게임 화면 중 나오는 게임 속 애니의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요즘 대작 게임은 어지간한 영화의 서사와 연출을 사뿐히 지르밟는 수준이기에 게임 속 애니라고 해도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특히 최근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정말 멋진 연출과 서사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그런 게임에게 제대로 빅 엿을 먹인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름을 다시 호명합니다. '바이오하자드:무한의 어둠'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오셨으니 포스팅까지만 보고 가세요.
-'바이오하자드:무한의 어둠' 줄거리와 결말
총 4편의 에피소드로 완결이고, 한 에피소드가 20분 정도라서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편의 상 에피소드 별로 나눠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 가상의 국가 '페넴스탄'(와! 작명 센스가 아주 엄청납니다)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군들이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백악관의 해킹과 좀비 테러를 중국의 소행으로 돌리는 강경파 국방부 장관에게 힘이 실리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대통령의 명령으로 백악관에 복귀한 '레온'과 '페넴스탄'에서 NGO 활동을 하고 있던 '클레어'는 각 자의 이유로 백악관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2. 중국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찾으러 다른 요원들과 이동하던 '레온'은 타고 가던 잠수함마저 좀비의 습격으로 폭파당하고 특수 요원인 '레온', '제이슨', '쉔 메이' 만이 살아남아 중국에 도착하게 됩니다.
레온은 잠수함 폭파가 '제이슨'과 '쉔 메이'가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을 저지하려 하는데, 제이슨과 쉔 메이는 자신들이 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미국의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는 것이었습니다.
3. 한편 '페넴스탄'에 파병됐던 군인들이 자살하는 사건을 알게 된 클레어는 국방부 장관에게 진실 규명을 요구하다가 붙잡히게 되고, '쉔 메이'는 사실 '페넴스탄'은 국방부 장관이 제약업체와 손잡고 좀비 바이러스와 백신을 만들어내던 실험장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4. 그곳에서 감염됐던 군인 중 한 명이었던 '제이슨'은 백신 때문에 국방부 장관 밑으로 들어갔으나 치욕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백신을 거부하며 괴물이 되고 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제이슨'을 말리려고 '레온'이 쫓아오는데 그곳은 국방부 장관이 제작한 좀비 공장이었고 '클레어'도 이곳에서 붙잡힌 상태였습니다. 사투 끝에 결국 괴물이 된 '제이슨'을 처치하고 '클레어'를 구한 '레온'은 미국의 평화를 지키고 멋지게 퇴장한다는 이야기입니다.
30년이 넘게 좀비만 때려잡아 온, 세계 최고 좀비 킬러 '레온'입니다. 신참 경찰로 시작해 라쿤시티(게임 바이오하자드 1)의 지옥을 경험하면서 갈수록 레벨 업하여 이젠 좀비가 가장 무서워하는 남자가 되었습니다.
게임 '바이오하자드 4'에서 대통령의 딸을 구하면서 게임과 세계관이 연결되는 이번 애니의 대통령과 친분이 있습니다. 항상 미녀들과 엮이게 되지만, 그의 좀비 사랑은 미녀들의 매력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그녀 역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좀비와 동고동락한 짬에서 나오는 진한 바이브가 있는 여인입니다. 캐릭터 중에서 체력은 가장 약하지만 특유의 기지와 순발력으로 아직도 살아남아있는 몇 안 되는 평범한 여성 캐릭터입니다.
레온과 클레어는 항상 썸을 타는 관계이지만 그들의 썸을 이어가기엔 서로의 좀비 사랑이 지나쳐서 늘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유발합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두 시간 정도만 힘든 일을 겪어도 키스 정도는 하던데, 이들은 끄덕 없습니다. 그럴 시간에 헤드샷 장전이라도 한 번 더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이슨'과 '레온' 그리고 듣보잡입니다. 백악관을 지키는 정예요원이었던 이들은 '제이슨'의 배신으로 곤란을 겪게 됩니다.
이들의 액션은 좋습니다. 걷거나 말할 때는 어색한지만 액션이 들어가면 멋있습니다. 이 애니뿐만이 아니라 '바이오하자드' 애니들에 보이는 고질적인 단점은 평소의 행동이 어색하다는 것입니다.
왜 나왔는지 이해가 잘 안 가는 여성 캐릭터로 좀비가 된 동생의 원수를 갚겠다고 하며 제이슨과 손을 잡았다가 결국 그에게 죽게 됩니다.
이 짧은 러닝타임의 작품에서 굳이 답답한 캐릭터를 만들어 결국 죽이기까지 하다니...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 옆에 분은 할아버지입니다. 10분 정도 나오다가 역시 돌아가십니다.
누가 봐도 비열해 보이는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좀비 프로젝트 음모를 중국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면서 완성하려 합니다. 대량의 좀비 부대를 만들고 그들을 백신으로 관리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독수리 오형제의 아수라백작 이후로 이런 황당한 계획은 처음입니다. 21세기에도 이런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있다니 역시 미국은 대단합니다.
매트리스급의 인간 인큐베이터입니다. 그 안에 좀비 군대가 24시간 항시 대기 중입니다. 이런 시설 만들 돈이면 그냥 3대는 먹고살 것 같은데, 굳이 돈 쓰고 만들어서 이 고생을 합니다.
이 안에 있는 수많은 좀비 병사들은 밖에 한 번도 나오지 못한 채, 자폭 시스템으로 바로 강한 산성에 녹아내리는 불쌍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한국으로 왔으면 좀비의 뜻을 펼칠 수 있었을 텐데...)
바이오하자드 애니에 등장하는 끝판왕은 늘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상한 헐크처럼 생긴 이 좀비는 '제이슨'이 변형된 형태입니다. 원래 이런 보스는 이성을 잃고 날뛰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보다시피 눈이 참 맑습니다. 조상님의 은덕으로 아마도...
뭔가 엄청 세 보이는 캐릭터이지만, 여기저기 마리오처럼 점프만 해 대다가 결국 발판을 잘 못 디뎌서 그 역시 강한 산성 액체에 몸을 담그며 뜨거운 최후를 맞게 됩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가운데 붉은 심장이 포인트인 것 같지만, 여기선 그냥 산성 샤워로 끝을 냅니다. (게임이었으면 저곳에 RPG를 세 방 정도 날리면 죽습니다.)
-'바이오하자드:무한의 어둠'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1점
*한줄평 : 이 작품 만들 노력을 게임 제작에 쓰세요.
짧은 러닝타임을 제외하고는 좋은 점이 없는 작품입니다. 수년이 지나도 발전이 없는 애니의 퀄리티는 둘째 치고, 앞 뒤가 맞지 않는 서사와 너무나 과감해서 까기 미안한 캐릭터들의 무개념들, 그리고 기존 게임의 세계관에 억지로 끼워 넣는 부작용까지... 그저 안타까운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호러 게임의 IP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무섭지가 않은 내용이 가장 화가 나는 부분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는 이유가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되새기기 위해서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바이오하자드'를 좋아하는 분들은 호기심에서라도 보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냥 '레온'과 '클레어'를 봤다는 것만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좀비 강국은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만 생기는 미제 자본의 일제 애니메이션 '바이오하자드:무한의 어둠'입니다. 시종일관 불평만 하는 포스팅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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