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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영화 '건축학 개론' 결말 리뷰 (인생영화 3가지 이유, 첫 사랑 수지?)

by 빠마저씨 202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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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빠마저씨입니다.

   요즘 넷플릭스가 봄이라서 그런지 로맨스 영화를 자꾸 밀고 있습니다. 그 중 오늘은 '건축학 개론'을 같이 보려고합니다. 안 보신 분은 없겠지요. 이제는 식상하기까지한 수식어 '국민 첫사랑' 수지 님이 출연하시는 영화입니다. 당연 이 영화는 최고이고요. 다른 뛰어난 로맨스 영화들 중 이 영화가 제 인생영화로 올라가게 된 이유 (물론 제 기준에서)를 영화를 보면서 같이 말해보고 싶어서요. 출발합니다. 누구에게나 있다는 첫사랑, 그 첫사랑을 다룬 영화 '건축학 개론' 지금 출발합니다. 수지가 타고 있는데 사고 나면 안되니까 천천히 출바아아아알~

포스터에 홀려버렸습니다. 문제의 시작!!

 

 

- 보기 전

   매번 말씀드리지만 전 로맨스 장르를 못 봅니다. 몰입을 너무 해서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요. '건축학 개론'도 남들 다 보고 입이 닳도록 칭찬할 때도 안보고 버티다가 사람들에게 잊힐 때쯤 봤습니다. 그리고 한 달을 헤맸습니다. 그 뒤로 로맨스 영화는 최소한 찾아서 보진 않았어요. 그리고 이 작품을 어제 다시 봤습니다. 여전히 빠져나오긴 쉽지 않네요. 아마 잘 만든 영화라서 더 그렇겠지요.

   영화를 다시 보기 전에 미리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화가 엄청난 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면 왜 이 영화가 엄청난 영화인가를 한 번 찾아보자... 그래서 찾은 것 같습니다. 

 

- 보는 중

    안 보신 분은 없겠지만, 간단한 줄거리로 이야기를 한 번 상기 시켜 볼게요. 굉장히 짧게요.

   건축학과 학생 승민(이제훈)은 우연히 수업에서 만난 서연(수지)과 썸을 타게 됩니다. 서연의 아름다운 외모와 털털한 성격에 끌려 반해버린 승민은 기회만 보며 고백을 하려고 하지만 첫사랑인지라 용기가 잘 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고백을 준비한 날 밤 하필 술이 잔뜩 취해 바람둥이 선배의 부축을 받으며 자신의 자취방으로 들어가는 서연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사랑이 깨짐을 슬퍼하며 그 뒤로 서연과 헤어지게 됩니다.

   10여년이 지난 후 다시 나타난 서연(한가인)은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에게 제주도에 자신이 살 집을 지어달라고 하며, 과거를 추억하다가 서로가 서로의 첫사랑이었음을 확인하고 서로 안타까워하지만, 현실이 서로를 연결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덤덤하게 이별을 하게 됩니다. 

   라는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내용입니다. 아... 슬프다... 

 

수지가 나의 렌즈에 들어오는 날, 심장에 수지가 인화 되어버렸습니다.

건축학 개론의 숙제를 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이제훈과 수지) 이야기를 하다가 공통점을 확인하고, 영 쑥맥인 승민과는 다르게 서연의 적극적이고 털털한 성격에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훈훈해 집니다. 

 

 

(뭘 하든) 하지마! 아냐 빨리 해! 아냐 하지마! 빨리 해 기다리잖아! 아냐 하지마! 실례야!

심장이 터져 나갈 것 같은 그 씬입니다. 물론 이 뒤에 나오는 씬에서는 그냥 심장이 터져 버립니다. 이후로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되어 이제 둘 사이는 누구든지 먼저 고백만 하면 끝나는 타이밍입니다.

 

 

그 손 떼라. 손모가지 날아간다! 턱 반대로 돌려라. 아구@ 날아간다!!!!!!!

둘 다 사랑에 서투르고 소극적인 탓에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바람둥이 선배에게 서연이 무너지고 맙니다. (물론 술 때문이지요) 아니 무너졌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승민은 자신의 무력함과 서연의 배신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사랑을 포기하게 됩니다.

 

 

내 첫사랑이니까! 라고 울면서 말하는 전 수지, 현 가인 (와! 대박)

현재로 돌아와, 서연의 집을 지어준 마지막 날 밤, 서연(한가인)과 승민(엄태웅)은 과거 서로가 서로의 첫 사랑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마음을 확인했으니, 입술을 확인... 죄송합니다. 불경하게... ㅜㅜ. 그나저나 도대체 어떻게 커야 수지를 거쳐 한가인이 될 수 있는지... 뭘 좋은 것을 먹었나 봅니다. 홍삼 먹었나?? 나도 홍삼 먹는데

 

   이렇게 이루어지지 못한 첫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하지만 이 여운은 상당히 오래 갑니다. 특히 수지와 한가인에 대한, 아주 특별히 수지에 대한 더 큰 여운이 있습니다. 수지가 국민 첫사랑이라서? 두 번째 본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 보고 난 후

   이 영화는 제 인생 영화입니다. 이 이상의 로맨스 영화를 본 적이 없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도 엄청난 영화이긴 하지만, 공감대가 잘 형성 되지가 않아서요. 그럼 이 영화를 전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요? 저는 그것이 알고 싶었습니다.

   첫째는 배역에 맞는 배우의 캐스팅입니다. 전 수지도 굉장하지만, 이제훈 배우가 신의 한 수 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그 당시 30대 남자들의 인생영화입니다. 자신을 투영시킬 수 있는 '순진하면서도 어수룩하지만 착한' 그런 캐릭터가 필요했고, 정확하게 이제훈 배우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 냈습니다.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네 명의 배우가 모두 자신에게 맞는 정확한 배역을 맡아서 잘 연기한 것이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그 당시의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소재들을 잘 사용했습니다. 특히 CDP를 통해 이어폰으로 음악을 공유하고, 서로 간의 연락에 기다림이 필요한 '삐삐'를 사용하며, 풋풋한 새내기의 모습에서 시간이 지날 수록 예뻐지는 수지를 통해 자신의 첫사랑을 더 과장된 아름다움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신입생이 제일 예쁘다는...) 특히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역시 신의 한 수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포스터에서 말하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라는 카피에 속게 만든 좋은 연출역이 있습니다. 첫사랑이었다? 라는 이 과거형 문구가 우리를 (아니, 저를) 마치 추억을 되살리는 영화처럼 보게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과거의 본인이 이제훈 배우에게 투사 되어 마치 수지를 만나 첫사랑을 했던 것 처럼 착각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 영화는 추억을 되새기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입니다. 판타지 영화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수지에서 한가인으로 이어지는 무한 루프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사실 빠져나오기가 싫어요ㅜㅜ 내 첫 사랑은 수지야. 수지여야 해. 수지라니까~~~~~) 이렇게 되면 수지가 제 첫사랑이 되어 버립니다. 

 

- 그래서?

제 별점은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제 인생 영화이니까요.

   수지는 환상적이었고, 이제훈은 완벽했으며, 한가인은 아름다웠고, 엄태웅은 착했습니다. 배역과 배우의 완벽한 싱크와 추억 소환 아이템. 그리고 판타지 로맨스를 마치 과거 자신의 일기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 연출역. 이 모든 것이 정확하게 잘 맞아들어갔습니다. 속지마세요. 수지는 여러분의 첫사랑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우리들의 추억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판타지입니다. 정신차리세욧!!! (아. 속은 후련한데 왜 이리 눈물이 ㅜㅜ)

현실의 수지는 첫 눈 오는 날... 여러분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ㅜㅜ

 

아. 맞다. 그리고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완벽한 배역. 바로 납득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내 맘 알아주는 동네 찐따 친구 납득이 ^^

 

넷플릭스에서 5월 초까지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수지 님을 보내드리는 것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 아... 속은 후련한데 계속 슬프네요 ㅜㅜ. 너무 보내드렸나 봐요. ㅜㅜ

(이미지는 넷플릭스와 네이버 영화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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