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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영화 '아이 씨 유'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프로깅 뜻도 함께)

by 빠마저씨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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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들 중, 살짝 공포 스릴러 장르가 보여서 최근에 관람했습니다. '아이 씨 유'라는 대놓고 스릴러 같은 제목에 속는 셈 치고 한 번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놀랐습니다. 아이들의 실종, 불청객, 알 수 없는 감시 등의 꽤 괜찮은 키워드들의 조합이 잘 이루어진 작품이었습니다.

 

 

  참고로,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생활하는 것을 '프로깅'이라고 합니다. phrogging라는 신조어로, 개구리와 비슷한 발음(프로그)으로 마치 개구리가 뛰어 다니 듯 집을 옮겨가며 몰래 생활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정서와 비교하면 마치 도서관 '메뚜기' 같은 형태인 것 같습니다. (빈자리에서 잠깐 공부하고 주인 오면 빠지는...) 

 

포스터
포스터

 

-'아이 씨 유' 줄거리와 결말

  조용한 마을이지만 과거 아동 실종과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곳으로, 또다시 아동의 실종사건이 발생합니다. 마을의 착한 경찰 '그렉'은 동료와 수사를 시작하지만 여러 가지로 수사의 난항을 겪습니다.

  게다가 '그렉'은 아내 '재키'의 불륜으로 가정이 쑥대밭이 되어 있습니다. 하나 있는 아들 '코너'도 이런 엄마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고 막 나갑니다.

  그러던 중 이 집에 뭔가 불길한 기운이 음습합니다. 갑자기 TV가 켜지고 식기들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의 불신과 미움으로 대화로 풀 생각을 못하고 그냥 무시하려 합니다.

  어느 날 '재키'를 만나러 왔던 그녀의 불륜남이 집안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들이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불륜남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부부는 시체를 몰래 산에 가서 묻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아들이 기절한 채로 손발이 묶여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급하게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고 남편은 집안에 숨어든 누군가를 찾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집은 '프로거'(남의 집에 몰래 들어와 사는 사람)들이 들어와 다락방에서 몰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지내자는 여자 '민디'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남자 '알렉'은 이 집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 자꾸 일을 벌입니다. (갑자기 TV를 켜고, 식기들을 숨기고, 아들 '코너'도 해코지 한 사실)

  우연히 이 둘은 사실 '재키'의 불륜남을 죽인 것이 남편인 경찰 '그렉'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피해 도망치려다가 '민디'가 붙잡힙니다. 그리고 예전의 아동 살인과 지금의 아동 실종도 다 '그렉'이 벌인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그렉'도 이 두 프로거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 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민디'를 죽이고 '알렉'마저 죽이려다가 몸싸움을 벌이게 되고 마지막에는 '알렉'이 경찰이자 범인인 '그렉'을 죽이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진실이 밝혀지는데 그것은 '알렉'이 과거 아동 살인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였고, 그가 마침 과거에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그렉'의 집에 침입하면서 '그렉'의 집안 식구들을 괴롭혔다는 것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주방에서-밖을-보는-엄마
엄마

 

  타이틀에 가장 먼저 나오는 배우입니다. 당연히 이 배우 중심으로 영화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자꾸 '쏘우'의 주인공 '직쏘'입니다. 너무나 이미지가 비슷해서 갑자기 그녀가 가면을 쓰고 자전거를 타며 '게임을 시작하지!'라고 얘기할 것 같습니다.

 

집앞에서-멀리-쳐다보는-아빠
아빠

 

  헐크 아닙니다. 상당히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던 경찰입니다. 아내의 불륜도 참으려고 노력하던 그가 사실은 수십 년 동안 아동을 납치해 살해한 범인이라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제대로 반전이었습니다.

  문제는 그가 왜 이런 이중적인 생활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도 별로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너무 설명이 없어서 개연성이 떨어져 보입니다.

 

계단을-올라가는-아들
아들

 

  엄마의 불륜으로 일부러 빗나가려는 아들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매우 착한 아들이었고 괜히 연쇄살인마의 아들로 태어나서 아빠에게 큰 원한이 있는 '알렉'에게 뒤통수 까이는 불쌍한 아들입니다.

 

개구리-가면을-쓴-범인
개구리

 

  '프로거'들의 명칭에 맞게 개구리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알렉'입니다. 이 가면이 꽤 공포스러워서 당연히 아동 연쇄살인범이 바로 이 가면이라고 충분히 속게 만들어주는 괜찮은 장치였습니다. 스크림에 '고스트 페이스', 해피 데스 데이에 '베이비 페이스'가 있다면 여기엔 '프로그 페이스'가 있습니다.

 

창을-열며-두려워하는-여인
프로거

 

  '프로깅' 다큐를 찍는다고 말하긴 하지만, 사실은 그냥 노숙자입니다. 전문적인 실력으로 마음만 먹으면 한 두 달도 그냥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 상도덕을 아는 프로거였는데 남자(알렉과 그렉) 잘못 만나서 다음 플로깅은 염라대왕 앞에서 하게 됩니다.

 

어딘가를-바라보는-남녀
프로깅

 

  알고 봤더니 숨어든 집의 주인이 연쇄살인마 경찰이었기에 이 둘은 영화 중반부터 오히려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안타깝게 그녀는 살인마 경찰인 주인공에게 죽습니다.

  남자는 과거 자신을 납치해 죽이려 했던 사람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 가족을 괴롭히다가 결국 격투 끝에 자신의 원수를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경찰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집앞에서-대화중인-엄마와-애인
큰 집

 

  집이 이렇게 크니 사람들이 숨어도 모릅니다. 이 정도의 규모면, 우리나라 집주인은 방 쪼개기를 통해서 월세 3개 정도는 뽑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도 가능함)

  세 명이 사는 집에 결국 다섯 명이 살게 되는 소름 끼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손현주 주연의 '숨바꼭질'에서는 그저 30평 정도의 집에서도 숨어 살기도 하니 이 정도면 '남의 집에서 한 달 살기' 정도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이 씨 유'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3.0점

*한줄평 : 우리 집은 내가 숨을 곳도 없는데...

 

  '숨바꼭질'과 '맨 인 더 다크'라는 영화들이 떠오르는 작품이었습니다. 느낌도 비슷합니다. 색다른 설정으로 참신하고, 공포로 시작해서 스릴러로 마무리된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작품은 상당히 깔끔해서 절대 무리수를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야기와 프로거들의 이야기를 나눠서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흐름에 녹여냈고, 그 두 그룹의 교차점을 노련한 편집으로 잘 가져다 붙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깔끔하게 만들다 보니 여기저기 구멍이 좀 많이 보이는 점은 아쉽습니다. 갑자기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뜬금없이 보이기도 합니다.

  구성만 좀 더 촘촘했어도 훨씬 멋진 작품이 되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감독이 쿨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경찰 '그렉'이 "내가 왜 이런 삶을 살았는지..." 라면서 자신의 과거사를 풀어보려고 하는데, '알렉'이 시끄럽다면서 그냥 총으로 쏴버립니다. 확실히 연출이 쿨병입니다.

  제 취향에 딱 맞는 영화라서 전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제에서 상도 수상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저도 언젠간 저런 멋진 단독주택에서 살 것이라는 부푼 꿈을 꾸며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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