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끌어올린 열기를 이어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킹스맨의 세 번째 시리즈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이 작품은 '킹스맨'의 설립 배경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당연히 전작의 주인공들은 등장하지 않고 새로운(과거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부자지간입니다.
2015년 갑자기 나타난 '킹스맨'은 특유의 B급 정서와 멋진 액션, 그리고 깔끔한 유머로 어찌 보면 상당히 잔인한 장면마저도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멋진 대사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그럼 3편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그런 거...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줄거리와 결말
영국 최고위층인 '옥스퍼드'공작(랄프 파인즈)은 심성이 착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전쟁 중인 곳으로 구호물품을 전해주다가 아내가 안타깝게 죽게 됩니다.
그러한 트라우마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콘레드'(해리스 딕킨슨)를 너무 감싸고돌며, 남자답게 살고 싶은 아들과 자주 충돌을 하게 됩니다.
한편,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영국을 극도로 미워하는 악당 '목자'는 자신의 세력을 각 제국들(영국, 독일, 러시아 등)에 심어놓고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킵니다.
악당의 생각은 강한 독일이 영국을 패배시키는 것이고, 그렇게 되려면 러시아의 참전을 막아야 하기에 '라스푸틴'이라는 희대의 악당 수도승을 이용해 러시아 황제 부부를 정신 지배하려 합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는 아들은 전쟁에 참가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그런 아들을 말리다가 결국 아버지는 자신의 진짜 계획인 '사설 비밀 정보기관'을 아들에게 공개하고 그들과 함께 현재 가장 위협이 되는 러시아의 황제를 꼭두각시로 만든 '라스푸틴'을 암살하러 갑니다.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을 겪은 후 암살은 성공하고, 자신감을 얻은 아들은 아버지 몰래 영국군으로 참전하여 용감하게 싸우다가 안타깝게 전사합니다.
아내와 아들까지 잃은 공작은 폐인처럼 살아가다가, 영국이 위험하니 이 전쟁에 미국을 참전시키기 위해 방법을 찾아달라는 황제의 부탁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힘을 내서 정보기관의 수하(여자 집사와 남자 운전사)들을 이끌고 적의 본진으로 쳐들어 갑니다.
미국 대통령의 비밀스러운 동영상을 입수하여 세계대전에 참전을 못하도록 협박하고 있던 적의 대장은 사실 영국제독의 부하였던 자로, 스파이로 살아가며 중간에서 여러 가지 모략을 펼쳐왔던 것입니다.
결국 공작은 가까스로 악당을 물리치고, 죽은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국가를 초월한 전문적인 사설 정보기관 '킹스맨'을 설립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듬직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옥스퍼드'공작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품이 있고, 그의 대화와 몸짓에는 권위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아들의 죽음으로 정의의 용사로 거듭나서 결국 '킹스맨'을 설립합니다.
'랄프 파인즈' 배우의 연기는 나쁘지 않은데, 역시 나이 탓인지 '킹스맨' 특유의 현란한 액션은 없습니다. 그리고 자꾸 갑자기 지팡이를 들고 해리포터를 죽이려 할 것 같아서 집중이 잘 안 됩니다.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아버지에 어울리는 젊고 매력적인 아들도 이 영화에 잘 녹아 납니다. 이제 19세라는데 아무래도 나이를 좀 빨리 먹은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이 아들의 계속되는 트롤 짓으로 인해 아버지는 편할 날이 없습니다.
누가 봐도 아들이 물려받을 줄 알았던 킹스맨의 가업은, 신기하게 죽은 아들 때문에 아버지가 이어받게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다 하게 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라 오히려 전체 맥락에서 굉장히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흑인은 '옥스퍼드' 가문의 운전기사입니다. 어릴 적부터 공작의 아들을 단련시킬 정도로 뛰어난 검술의 달인입니다. 훗날 '킹스맨'에서 멀린을 담당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해 냅니다.
평상시에는 현란한 칼 솜씨로 적을 제압하는데 신기하게 보스전에서는 바로 깨갱해 버리는, 그저 주인공을 돋보이는 역할 만을 하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이 영화의 주된 관람 포인트는 바로 1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중요한 역사적 사실에 바로 킹스맨과 악당들이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설정입니다.
1차 세계대전의 촉발인 '사라 예보 사태', 러시아의 황제도 쥐락펴락 했던 희대의 수도승 '라스푸틴', 미국 참전의 결정적 계기인 '독일의 멕시코 부추김' 등 진짜 역사적 사실이 다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여성 스파이 '마타하리', 소련을 탄생시킨 볼셰비키 혁명의 '레닌', 거기에 세계적인 재앙 '히틀러'까지... 모두 '목자'의 하수인들이었다는 설정입니다. 그렇습니다. 너무 과합니다. 포레스트 검프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유일하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로 공작 아들의 가정교사 신분이지만, 정보와 작전계획 그리고 현장에서는 스나이퍼로 활동하는 전천후 캐릭터입니다.
혼자서 영국 정보국보다 더 많은 것들을 수집하고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맞습니다. 이 역시도 너무 과합니다.
예고편에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나왔던 '라스푸틴'입니다. 당연히 그도 실존인물이고 이 인물에 관해서는 실화이지만 믿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기록들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최종 보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도 꽤 기대를 했는데, 영화가 이상하게 끌고 가다가 폐기 처분한 느낌입니다. 라스푸틴과의 대결을 보고 느꼈습니다. 아... 이건 '킹스맨'이 아니다...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5점
*한줄평 : 매너로 영화를 만드냐?
결과적으로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감독이 자신의 성향을 잃고 너무 '매너'있게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마치 수 십 년 전의 첩보 스릴러물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누가 주인공인지, 누가 진짜 악당인지 확실하게 포커싱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빠가 주인공을 하기엔 액션이 너무 부족했고 마지막의 악당은 전혀 카리스마가 없었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부터 마치 아들에게 모든 가업을 물려줄 듯하다가, 갑자기 전장에서 헤드샷으로 퇴장하는 아들을 보고 있으면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특유의 B급 정서는 없어졌고 그냥 세계를 지키는 아빠와 아들이라는 흔한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과거 피가 튀면서도 개그감을 잃지 않았던 영화는 마치 중국 국뽕 영화처럼 영국 귀족이 세계의 질서를 회복하고 유지한다는 유치한 설정의 스파이물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볼만한 점은 여기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역사적 인물과 그 상황이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과 일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세계사 공부하려고 보는 것은 아니기에 그것으로 영화의 부족함을 퉁칠 수는 없습니다.
1편에 환호했고, 2편에서 살짝 아쉬웠다면 이번 3편에서는 그냥 실망하는, 그런 작품이 되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아마도 이다음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긴 하겠지만요.
'매트릭스:레저렉션'보다는 이 영화가 낫다고 하던데... 도대체 '네오' 형님은 얼마나 망가지셨는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물론 저처럼 실망한 사람도 있지만, 재밌게 본 사람들도 많은 것 같으니 늘 그렇듯 참고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로 배우는 세계사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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