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쿠팡 플레이에서 신작이 나왔습니다. 최고의 스타 '수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리플리 증후군에 관한 이야기 '안나'입니다. 요즘 세대는 '수지'가 가수였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배우 '수지'의 작품입니다. 당연히 봤습니다.
원작이 있습니다. 정한아 작가의 소설 '친밀한 이방인'이라는 작품을 각색한 것으로, 원작은 읽지 않아서 비교는 힘들지만 대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으니 원작은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모른 척하고 싶습니다. '유미'라는 여자가 '안나'라는 가짜 인생을 사는 이야기, 그런데 그 배우가 '수지'인 작품, 드라마 '안나'입니다.
-'안나' 줄거리
총 6편의 드라마로 전개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끝이 납니다. 간단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2화
'유미'는 지방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아빠와 언어 장애가 있는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머리가 좋고 욕심이 많던 그녀는 무리해서 대학을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부모에게는 순간적으로 입학했다는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하숙집에서 선배 '지원'을 만나게 되어 얼떨결에 재학생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그곳에서 만난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남자의 부모가 '유미'의 거짓 인생을 알게 되어 헤어지게 됩니다.
그 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다시 진실된 삶을 살아보려 하지만, 비서로 채용하고는 몸종처럼 부리는 철없는 부잣집 여인 '현주'의 삶에 질투를 느끼다가 충동적으로 그녀의 신상을 훔쳐 그곳에서 달아나서 '안나'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3,4화
'현주'의 삶을 카피한 가짜 이력과 인생으로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던 '안나'는 소개받은 청년 사업가 '지훈'과 결혼을 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꿈꿨던 상류층의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정치적 야망이 컸던 '지훈'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면서 대중에게 노출되는 일이 잦아지자 '유미'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현주'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안나'가 자신의 삶을 훔쳤다는 것을 알게 된 '현주'는 안나에게 30억이라는 고액을 요구하며 협박을 시작하고 '안나'는 그런 불안감에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그러나 '현주'는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됩니다.
5,6화
'안나'는 갑작스러운 '현주'의 죽음이 사실, 남편 '지훈'이 저지른 살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야망을 위해 살인도 저지르는 그의 행동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결국 그동안 자신의 거짓된 삶과 남편 '지훈'의 온갖 비리를 기자가 된 선배 '지원'에게 전해주고 폭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한편 서울 시장에 당선된 '지훈'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된 '안나'를 정신병원에 집어넣기 위해 미국으로 향합니다. 그러다가 이동 중에 사고가 발생하고, 차에 몸이 끼어 움직일 수 없게 된 '지훈'을 본 '안나'는 차에 불을 지르고 그곳을 빠져나가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지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안나'의 행방을 궁금해하는 와중에, 안나는 캐나다의 산골 마을에서 중국인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또다시 숨기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안나' 등장인물
주요 등장인물은 네 명입니다. 수지가 연기한 가짜의 삶 '안나', 정은채가 연기한 인간성 없는 부잣집 '현주', 야망가 김준한의 '지훈', 그리고 유미의 선배이자 기자인 박예영의 '지원'입니다. 모두들 캐릭터에 맞는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유미'는 어릴 적부터 뛰어난 두뇌로 어떤 것이든 금방 습득하고, 두뇌보다 더 뛰어난 외모로 사람들에게 금방 호감을 사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그 뛰어난 재능이 환경에 의해서 묻히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자 무서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지'가 힘든 삶인 '유미'와 상류층의 삶인 '안나'를 오가며 연기하는데, 나쁘지 않습니다. 립스틱의 유무는 엄청났습니다. 완전 다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두 모습 다 좋습니다. 전 그렇습니다.
특히 상류층의 '안나'는 최고의 미모를 보여주는 강렬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수지'가 해 왔던 연기 중 가장 멋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배우 '정은채'는 여기서 진정한 부유층 여인 '현주'를 연기합니다. 수지를 도우미로 부리면서 그녀에게 갑질과 모욕을 일삼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수지에게 그러면 안 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기억하는 '유미'가 '안나'의 삶을 사는데 가장 많은 부분을 모방한 그녀이기에, 거의 유일하게 '안나'가 '유미'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행동이 '나 부자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부유층에 빙의되어서 대단한 캐릭터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녀가 등장할 때는 화면의 분위기마저 바꿀 정도로 아우라가 퍼집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수지한테는 그러면 안 되는 것입니다.
'김준한' 배우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젠틀한 이미지는 벗어버리고 여기서는 자수성가한 성공한 사업가로 야망을 위해 자신에게 방해되는 것은 모두 치워버리는 반사회적인 인간을 연기합니다.
'안나'의 모든 것을 알게 된 후에도 오히려 자신의 야망을 위해 그녀를 협박하여 결국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나서, '안나'를 미국의 정신병원에 가두기 위해 미국행을 감행했다가 '안나'에게 혼납니다. 아주 그냥 뜨겁게 혼납니다.
극 중에서 '안나'와 다투다가 화가 나서 '안나'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무리 화가 나고 아무리 막장 인생이라고 해도 수지한테 그러면 안 되는 것입니다.
약간은 낯설지만 안정된 캐릭터 연기를 보였던 '박예영' 배우는, 비록 대학시절부터 '유미'에게 속아서 그녀를 후배로서 아껴오다가 진실을 알게 되지만, '유미'가 '안나'로 변한 사연을 듣고 그녀를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안나'에게 진실이 담겨 있는 자료를 받아 신문을 통해 폭로하고 세상을 조금 깨끗하게 만드는데 큰 일을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행방불명된 '유미'를 그리워합니다.
-'안나'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4점
*한줄평 : 고퀄의 사본도 결국은 원본이 될 수 없다.
'안나'는 1주일에 2편씩 공개되는 드라마로 오늘로서 총 6편의 마지막을 끝냈습니다. 너무 빠른 진행으로 결말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아직도 최고의 작품이 첫 작품 '건축학 개론'인 수지에게는 이 작품의 선택이 아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늘 아름다운 그녀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녀의 아름다움이 정점을 찍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짧은 대사로 치고 빠지는 연기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인생을 카피했기에 언제든 들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이는 쫄깃한 연출은 스릴러 이상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특히 안나가 은채와 다시 만나는 장면은 공포감에 눈을 가릴 정도였습니다.
짧고 굵은 서사와 배우들의 멋진 연기, 그리고 세련된 OST로 인해서 보는 동안 즐거웠고 회당 1시간이 넘는 분량이지만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쿠팡 와우 회원 분들은 '쿠팡 플레이'가 무료이니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주말을 수지와 함께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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