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강릉'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90년대 감성의 조폭 누아르 영화)

by 빠마저씨 2021. 12. 6.
728x90
반응형

  개봉 한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벌써 넘어온 영화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봤습니다. '강릉'입니다. 강릉에서 벌어지는 조폭들의 이권다툼에 관한 영화입니다. '낙원의 밤'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조폭 누아르였습니다. 특히 이쪽 장르로는 한동안 못 봤던 '유오성'배우의 등장은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봤습니다.

 

 

  역시, 조폭 누아르는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90년대 유행하던 조폭 영화의 계보를 그대로 이어받아서 딱 그 정도의 재미만을 선사합니다. 요즘 관객들 눈높이가 20년 동안 높아졌는데, 이 영화는 그냥 90년대입니다. 바로 영화 '강릉'입니다.

 

강릉-포스터
강릉 포스터

 

-'강릉' 줄거리 및 결말

  평창 올림픽 몇 달 전, 강릉에 거대한 호텔이 세워지게 되는데 그곳의 큰 지분을 가진 조폭이 있습니다. 강릉 토박이 조폭으로 아직 의리와 명분이 남아있는 건달들로 이루어져 있고, 세명의 의형제들이 그 지분을 나눠가진 상태입니다.

  그중 가장 인정받고 있는 둘째 '길석'(유오성)이 의형제들의 두목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서 형제의 의리가 조금씩 위기를 받고 있는 와중에 서울에서 보스를 죽이고 온 '민석'(장혁)이 호텔의 지분을 노리고 등장합니다.

  잔인하고 물욕에 눈이 먼 '민석'은 추심업체를 운영하며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고는 다른 사람에게 그 죄를 대신 물게 하며 거침없이 세력이 키워 갑니다. 그리고 의형제들의 대부격인 은퇴한 조폭의 보스도 그런 식으로 죽입니다.

  흥분한 의형제들은 복수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경찰도 조폭들과의 전쟁을 막기 위해 재빨리 '민석'을 잡으려 하지만, 이미 눈치챈 '민석'은 내부에 첩자를 심어 경찰의 수사를 따돌리고 의형제들의 세력을 완전히 무력화시킵니다.

  겨우 살아남은 '길석'은 경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 세력을 동원하여 평소에 추구하던 의리와 낭만은 모두 버린 채 잔인하게 복수를 시작하고 '민석'은 '길석'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목숨을 잃게 됩니다.

  결국 원치 않았지만, 세상의 변화에 결국 '길석'도 잔인함만 남은 조폭의 두목이 되어버리고 '낭만은 사라졌다'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것이 된 호텔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유오성과-형제들이-앉아-술먹는-모습
형제들의 식사시간

 

  '길석'(유오성)과 큰 형 그리고 막내의 술자리입니다. 티격 거리지만 그래도 보스의 밑에서 의리와 낭만을 지키고 있던 이들은 '민석'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게 되고, 결국 큰 형의 배신으로 조직은 완전히 와해됩니다.

  90년대에도 의리를 논하는 것이 좀 구태였는데, 아직까지 의리를 논하다니 좀 의외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유오성' 배우의 연기는 좋았지만 왠지 오래된 옷을 입은 것 같은 어색함이 있습니다.

 

피묻은-모습으로-서있는-장혁
장혁의 포스

 

  추심업체를 운영하며 자신에게 빚이 있는 자들에게 살인에 대한 죄를 뒤집어쓰게 해서 목적을 달성하는 '민석'의 캐릭터입니다. 칼을 쓰며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도 늘 멋을 추구합니다.

  어떤 작품에서건 언년이를 부를 것 같은 '장혁'의 목소리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입니다. 전작 '검객'에서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나 이번 작품에서 다시 회귀한 것 같습니다. 참으로 멋진 배우인데... 안타깝습니다.

 

유오성과-장혁의-바닷가-만남-장면
둘의 만남

 

  말로 타이르려던 '길석'과 사람의 말은 믿지 않는다는 '민석'의 첫 대면입니다. 완벽하게 대비되는 둘의 모습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초반의 진행 중 가장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둘의 행동이 계속 이러한 설정을 유지하고 있어서 너무 단조롭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길석'은 너무 낭만이었고 '민석'은 너무 잔인했습니다.

 

장혁과-부하들이-서있는-모습
장혁과 아이들

 

  '민석'과 그 수하들입니다. 관상은 과학인지라 이 중에서 누가 배신할 것인지는 말 안 해도 아실 것으로 믿습니다. 매번 이익을 좇아가던 '민석'의 부하 중에서 배신자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조폭 영화는 늘 자기들만의 철학을 너무 장황하게 이야기해서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별로 궁금하지 않은 철학들이 너무 많이 등장합니다. 

 

경찰과-장혁이-이야기하는-모습
경찰과의 만남

 

  '길석'은 그의 철학과 낭만으로 경찰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경찰은 '길석'에게 낭만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여 늘 자제시키고 오히려 그를 지키려고 합니다. 초반에는 그런 낭만도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역시 그런 상황이 너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유오성과-대열하고있는-부하들
마지막 혈전

 

  '민석'과 혈투를 앞두고 있는 '길석'과 부하들입니다. 놀랍게도 이 모든 부하들이 '민석'에게 모두 쓸림을 당합니다. 최후의 결전이라고 부르기엔 '민석'이 너무 다굴을 당해서 상황은 싱겁게 끝이 납니다.

  유오성과 장혁은 이곳에서 그다지 화끈하지 않은 결투로 끝을 봅니다. 조폭 영화에서 패싸움이 아닌 맞다이? 결투를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인데... 결과는 싱겁게 '길석'의 승입니다.

 

 

-'강릉'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5점

*한줄평 : 그냥 감성 정도만 90년대를 표방했으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인데, 처음 이 영화의 감독 '윤영빈'감독을 '윤종빈'감독과 헷갈렸습니다. '범죄와의 전쟁', '공작'등을 만들었던 감독 말입니다. 그래서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초반에 좀 이상해서 다시 찾아봤더니... 아니었습니다.

  초반 입소문이 좋아서 흥행을 좀 하는가 싶었는데 힘이 부족했는지 마무리가 좋지 못했습니다. 영화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인물들의 설정과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좋았습니다. 근황이 궁금했던 '유오성' 배우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장혁' 배우는 그냥 배우의 멋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감독의 연출이 너무 오래된 듯 느껴졌습니다. 초반부터 어색한 편집은 진짜 90년대 영화를 보는 것 같았고, 캐릭터의 설정이 너무나 평범해서 영화는 예측대로 흘러갔습니다.

  후시녹음을 했는지 또렷하게 들리는 대사는 편안했으나 그 역시도 후반으로 갈수록 너무 또렷해서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고, 그나마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2명(한선화, 이채영 배우)은 그냥 몇 장면으로 소모되고 말았습니다. 

  '깡패의 낭만과 의리'를 내세우기엔 너무 시대가 지나있었고, 그것들에 대한 냉정한 서사를 펼치기엔 대사들이 좀 낯간지러운 부분이 많아서 몰입을 깨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냥 옛 조폭 누아르에 대한 추억 정도로 영화를 접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영화도 그 이상을 바라는 것 같진 않으니 관람할 때 그쪽에 포인트를 잡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넷플릭스에는 공개가 안되었으니 좀 더 기다리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도 있겠습니다.

  추억과 아쉬움이 많이 공존하는 영화 '강릉'이었습니다. 조폭과는 달리 여러분은 평온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