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대작이었던 '스파이더 헤드'가 공개됐습니다. 일단 주연 배우가 토르이고 감독이 '오블리비언'과 다음 주에 개봉하는 '탑건: 매버릭'의 감독입니다. 당연히 기대를 했습니다. 게다가 원작이 유명한 SF단편 소설이라고 합니다. 오리지널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봤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토르가 근육 자랑을 하지 않습니다. 탑건의 감독이 화려한 영상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토르는 젊은 천재 과학자인데 게다가 찌질하고 '스파이더 헤드'라는 거창한 제목은 연구소이자 수감시설인 건물의 생김새가 그렇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영화도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스파이더 헤드' 줄거리와 결말
요양시설과 같은 자유로움을 제공하며 수감자들에게 동의를 받아 신약을 실험 중인 박사 '크리스'는 그중에서도 가장 협조적인 죄수이자 피실험자인 '제프'를 통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합니다.
척수를 통해 투입하여 뇌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물을 실험하는 계획인데, 투입하는 약물에 따라서 격정적인 사랑, 끝없는 웃음, 무시무시한 공포 등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점점 실험이 도를 넘는 과정으로 변해가면서 약물을 주입받은 수감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실을 목격한 '제프'는 실험 자체의 의문을 갖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진실을 알게 됩니다.
정부의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던 실험이 사실은 제약 회사의 회장에 의한 독단적인 실험이었고, 인간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했으나 진짜 목적은 최종적인 감정 조절로 절대복종하게 만드는 약물을 생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제프'는 박사의 조수를 설득해서 경찰에 고발하게 만들고, 박사의 약물 주입기를 빼돌려 오히려 박사에게 약물을 주입시킵니다.
그 혼란을 틈타서 '제프'와 이곳에서 알게 된 여인 '리지'는 도망을 가고, 경찰에게 발각된 것을 알게 된 박사도 도망을 칩니다. 그러나 박사는 과도한 약물에 의해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하여 죽게 되고, '제프'와 '리지'는 그 광경을 보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토르가 여기서는 제약회사의 천재 과학자이자 CEO로 나옵니다. 절대복종이 가능한 신약 개발을 하는데 죄수들을 이용합니다. 근육보다 머리를 쓰는 캐릭터인데 똑똑해 보이지도 않고, 결말에는 완전 찌질의 끝을 보입니다.
캐릭터의 빌드 업이나 강렬한 카리스마는 없고, 그냥 모태솔로 오타쿠 히키코모리가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려는 느낌뿐입니다. 뭘 해도 사랑스러운 '크리스 햄스워스'가 이 작품에서는 노잼입니다.
이토록 멋진 곳(스파이더 헤드)에서 살인자들도 다수 있는 죄수들을 자유스럽게 풀어놓고 편안하게 실험을 진행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연구원은 박사와 조수 둘 뿐입니다.
대충 봐도 수 백억 원이 들어갔을 것 같은 이 프로젝트에 너무나 허술하고 대충 설계된 듯한 연구시설의 경영은 초반부터 극의 몰입을 깨버립니다. 참고로 경비원은 떡대 아저씨 둘 뿐입니다. (그나마 토르보다도 떡대가 좋지 않습니다)
수십 명의 죄수 중에 유독 '제프'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박사의 행동도 이해가 되지 않고, 박사의 실험에 죄수를 동참시키는 설정도 설명 없이 이루어집니다.
인간의 호르몬을 지배할 욕심을 가진 박사가 인간의 심리를 이해 못 하고 (서로 약물을 주입해가며) 친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그에게 뒤통수를 맞을 정도로 멍청하다는 것은 역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남녀의 사랑도 이곳에서는 자유롭게 이루어집니다. 넷플릭스 짝짓기 프로그램도 아닌데 초반에는 호르몬에 의한 강제? 짝짓기도 벌어집니다.
이곳이 수용소인지 연구소인지 아니면 그냥 사랑이 꽃피는 교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죄수들이 주인공이기에 몰입도 쉽지 않습니다.
안대를 씌우고 이동하긴 하지만, 가서 특별히 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냥 약물 주입 후 감정을 표현해 보고 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우리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구태여 캠핑 가듯이 놀러 가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로 박사와 조수, 경비 두 명이 모두 나가 버리면 스파이더 헤드는 누가 지키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조차 없습니다. 자꾸 덜 완성된 영화 같은 느낌입니다.
제목이 왜 '스파이더 헤드'인지 계속 궁금했는데, 이미지를 보다 보니 살짝 이해가 됩니다. 건물이 긴 거미 다리의 디자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치 스파이더맨의 가슴팍 로고 같습니다. (포스터에 더 잘 보입니다)
저렇게 멋진 건물 지어 놓고 왜 관리를 엉망으로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스파이더 헤드'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점
*한줄평 : 이런 실험을 꼭 토르가 했어야 속이 후련했냐!!
'크리스 햄스워스'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어쩔 수 없이 '토르'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 그의 아내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도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더니 이젠 그가 직접 나오는 영화까지 제작했습니다.
배우이기에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근육이 좋아도 천재 캐릭터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그냥 못난 사람일 뿐입니다.
감독은 화려한 연출을 선보이는 '죠셉 코신스키'감독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건물 안에서 관찰 카메라를 보여주는 연출뿐입니다. 설명이 너무 없고, 설정의 구멍도 그냥 뭉개고 지나가는 것이 많아서 과연 그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허술합니다.
원작이 유명하다고 하니 어느 정도의 서사는 갖춰져 있는 상태였을 텐데, 각색에 실패한 것인지 연출을 잘못한 것인지... 아무리 봐도 영화가 너무 띄엄띄엄 만들어져서 결말로 가면 화가 날 지경입니다.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항상 긴장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르'의 팬이라고 하셔도 추천을 드리지 않습니다. 2주 기다리셨다가 영화관에서 토르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좋은 영화 추천으로 주말 멋지게 시작하려 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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