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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더 배트맨' 결말, 줄거리 후기 (주인공도 연출도 암울한 박쥐)

by 빠마저씨 2022.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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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봤습니다. '더 배트맨'입니다. 이 영화는 조금만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입니다. 그중에서도 좋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네이버의 평점은 압도적인 호평이며, 다음의 평점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 이 영화가 별로 였습니다. 일단 그 말씀부터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수십 년 역사의 배트맨 중 이번에 새롭게 태어난 배트맨은, 늘 떼거지 영화에서는 폭망이지만 단일 영화로는 좋았던 DC의 간판스타입니다. 이번엔 트와일라잇의 꽃미남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이 배트맨에 낙점됐습니다. 감독은 혹성탈출 리부트 2,3편의 감독인 '매트 리브스'입니다. 당연히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포스터
포스터

 

-'더 배트맨' 줄거리와 결말

  자경단 활동 2년 차인 배트맨은 더 좋은 고담시를 계획하다 죽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악당들을 소탕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기며 주요 요직의 인사들을 죽이는 악당(리들러)을 만나게 됩니다.

  시장, 경찰청장, 검사까지 차례로 죽이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수수께끼의 단서를 흘리는 악당에 맞서 배트맨은 특유의 두뇌 플레이를 통해 탐정으로서의 본능을 발휘하며 점점 리들러에게 다가갑니다.

  그러던 중, 과거 아버지의 계획이었던 대규모 재개발사업(고아들을 위한 사업)에 엮인 악당들을 만나게 되고 '펭귄맨'과 실질적 도시의 지배자인 마피아 '팔코네'까지 연결되는 커넥션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 속해있던 시장과 청장 등이 살해됐다는 것까지 파악합니다.

  리들러는 계속 힌트를 남기면서 배트맨의 아버지마저 떳떳하지 못했음을 알리고, 그 사실에 배트맨은 충격을 받고 자신의 사명에 흔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힘을 내서 그동안 친해진 '캣우먼'과 함께 악당들을 소탕하며 결국 리들러를 잡게 됩니다. 리들러가 테러를 저질렀던 이유는 모두들(시장, 청장, 검사 등) 정치적으로는 빈민들을 돕겠다고 해 놓고,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단순히 고아들을 이용하고 버린 것에 화가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잡히는 것까지도 사실은 리들러의 계획이었고, 그는 배트맨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동안 다른 중요한 일을 꾸미고 있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시장의 당선이 있던 날, 리들러는 도심 곳곳에 미리 준비한 폭탄을 터뜨려서 침수로 인해 피난 온 사람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에게 그들을 몰살하도록 지시했던 것입니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배트맨은 캣우먼과 함께 테러 집단을 소탕하고, 사람들을 구해내면서 사건을 일단락됩니다. 그리고 함께 떠나자는 캣우먼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도시를 지키러 돌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우울한-얼굴의-브루스-웨인
브루스

 

  이곳의 브루스는 늘 우울합니다. 원래 브루스는 밝고 배트맨은 어두워서, 본인도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것이 배트맨의 중심적인 이야기인데 이 영화에서는 브루스마저 어둡습니다. 이렇게 둘 다 어두울 것이라면 굳이 가면을 쓸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울하게-서있는-배트맨
배트맨

 

  2년 차, 아직은 새내기 배트맨은 울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많이 때립니다. 그리고 많이 얻어맞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별히 탐정의 역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원래 배트맨이 탐정이었고, 메인 빌런이 리들러이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탐정으로서의 배트맨이 중얼거리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이면 볼거리는 별로 없습니다. '고뇌하는 배트맨'이라는 중심축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수수께끼만 풀 거면 그냥 '코난'이나 '김전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배트카-옆에-서있는-배트맨
배트카와 함께

 

  수많은 첨단 기술을 잠시 버리고, 이 영화의 중심은 배트카입니다. 배트카의 첫 등장은 멋집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카체이싱 장면은 '분노의 질주' 멤버가 본다면 고개를 흔들 정도입니다.

  '현실적인 배트맨'을 추구하는 영화의 기본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현실적이면 카체이싱 장면에서 활용하는 현란한 카메라 연출도 필요 없습니다. 이 영화는 늘 '현실적인'과 '영화적인'의 사이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는 느낌입니다.

 

알프레드와-함께있는-브루스
알프레드와 함께

 

  이번 알프레드는 '골룸'입니다. '앤디 서키트'의 연기는 좋지만, 사실 그 전 영화들의 '알프레드'에 비해서 비중도 적고 특유의 안정감이 부족합니다. 물론 연기는 좋지만, 그 연기를 펼칠 무대가 부족합니다.

 

고든과-함께있는-배트맨
고든과 함께

 

  고든 형사는 배트맨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여 다른 경찰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늘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역할도 많이 부족합니다. 

  배트맨은 어둠에서, 고든은 현실에서 활동을 해야 하는데 둘이 매일 같이 붙어 다니다 보니 경계선이 애매해집니다. 헷갈립니다.

 

캣우먼과-함께있는-배트맨
캣우먼과 함께

 

  이곳에서 캣우먼은 그냥 배트맨과의 로맨스를 위해 등장할 뿐입니다. 처음 보는 배우이지만 배우의 문제라기보다는 역시 그녀가 펼칠 무대가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배우는 충분히 매력적인데 그녀가 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미셸 파이퍼와 앤 해서웨이가 그리울 뿐입니다. 물론 할 베리는 그립지 않습니다. 

 

심각한-표정의-팽귄맨
팽귄맨

 

  펭귄맨 역시, 배트맨이 거쳐가는 중간단계로 소비되고 사라집니다. 콜린 파렐의 연기를 제대로 볼 시간도 없이 사라지니 많이 아쉽습니다.

 

테이프를-뜯고있는-리들러
리들러

 

  이곳의 리들러는 첫 등장이어서 캐릭터가 아직 안 잡혔습니다. 부패한 권력자들을 처단하는 역할인데, 이렇게 되면 그가 하는 일이 상당히 정당성을 갖기 때문에 잡혔을 때의 쾌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리들러 하면 수십 년 전의 '짐 캐리'가 생각나는 이유는, 확실히 잡힌 캐릭터(돌아이 천재)가 있었기 때문인데 여기서는 마치 쿠팡맨처럼 매번 박스 테이프만 뜯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당구를-치고있는-팔코네
당구치는 팔코네

 

  이 모든 사단의 원흉인 마피아 보스 '팔코네'입니다. 어찌 보면 리들러보다도 더 악당인 그는 영화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악당이 카리스마가 부족합니다.

  뭔가 임팩트가 없고 나중에 당구 치다가 싸울 뿐입니다. 당구장 싸움은 우리나라 일진 영화에서도 많이 봤습니다. 굳이 도시를 지배하는 악당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더 배트맨'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5점

*한줄평 : 싸움은 현실적으로 겉멋은 환상적으로.

 

  영화 상영시간이 너무 길어서 힘들었습니다. 거의 세 시간인데, 체감 시간은 배트맨 시리즈를 한 번에 몰아서 본 것처럼 길었습니다. 게다가 제 취향에 맞지 않으니 더 힘들었습니다.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부터 '크리스찬 베일'을 거쳐 가장 최근인 '밴 애플렉'까지 모든 배트맨을 봐 왔고,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중 명작이라고 불리는 배트맨 시리즈도 모두 해 봤습니다.

  특히 다들 유치하다는 저스티스 리그의 배트맨도 저는 재밌게 봤기 때문에, 배트맨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은 배제하고 우울하고 어두움에 집중했습니다. '하드보일드 탐정 느와느'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저런 장르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체적인 톤은 하드보일드 풍으로 현실적인 연출을 하면서(수시로 나오는 중저음의 내레이션) 막상 다른 장면들에서는 영웅의 화려한 연기를 보여주려고 하니 영화의 톤을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과감하게 잘라내면 2시간이면 충분한 영화에, 설명이 너무 많고 필요 없는 장면도 많아서 자꾸 시계를 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배트맨 영화에서 시계를 볼 줄이야...)

  개인적으로 배트맨의 팬이 아니시라면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처음 말씀드렸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보셨다고 하니 직접 보고 판단하시는 것도 나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재밌다고 하는데, 혼자만 실망해서 기분이 묘한 영화였습니다. 혹시 보신 분들 중에 재밌게 보신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우울한데, 더 우울한 주인공을 만나서 상당히 우울해졌는데, 영화도 재미없어서 대단히 상당하게 우울해진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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