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공포영화입니다. '랑종'의 그 태국입니다. 그래서 봤습니다. 쳇. 망했습니다. 지금부터 드릴 말씀은 왜 망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기대는 1도 갖지 말고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막장 공포를 보고 나니 정신이 오히려 맑아집니다.
계속 구멍이 나와서, '더 홀 트루스'의 홀이 구멍(hole)인 줄 알았는데 전부(whole)입니다. 그러니까 '더 홀 트루스'는 '구멍의 진실'이 아니고, '완전한 진실'이 되겠습니다. 그 진실을 찾아서 같이 떠나 보시렵니까? '더 홀 트루스'입니다.
-'더 홀 트루스' 결말 포함 줄거리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 '마이'는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혼수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들, 누나 '핌'과 남동생 '팟'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외할아버지가 나타나 '내가 니 할아버지다. 같이 가자'라는 말에 그냥 따라갑니다. (애들이 참 착합니다)
그 집에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있었고 '핌'은 반겨하며 '팟'은 적대시합니다. 이상한 분위기의 할머니 집, 하지만 남매는 엄마가 깨어날 때까지만 이곳에서 지내기로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벽에 난 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우연히 쳐다본 동생은 그곳에서 웬 얼굴에 장애가 있는 여자 아이가 피를 토하는 장면을 봅니다. 신기한 것은 남매에겐 보이는 구멍이 할머니 할아버지에겐 안보인 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동생은 귀신을 보며 갑자기 피를 토하며 앓게 됩니다.
그 뒤로도 구멍이 보일 때마다 쳐다보던 남매는 그 구멍의 죽은 여자아이가 바로 이 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할머니를 추궁하여 진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핌'에게는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가 우연히 쥐약을 먹고 피를 토하며 죽게 됐고, 매번 술에 취해 살던 '핌'의 아빠는 아이의 죽음에 괴로워하다가 권총으로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진실은 갑자기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그 길로 집으로 달려온 엄마에 의해서 다시 밝혀집니다. 사실 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할머니는 첫 딸의 장애가 마음에 안 들어서 주기적으로 독을 먹여 왔으며 그 독이 점점 쌓여 피를 토하며 죽었던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할머니는 사위를 닮은 손자까지 죽이려고 '팟'에게도 조금씩 독을 먹였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결국 각혈은 귀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위는 자살이 아니고, 화가 난 할아버지가 죽였던 것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즉시, 남매를 데리고 돌아온 엄마는 또다시 진정한 진실을 기억해 냅니다. 그것은 바로 딸을 방관해서 죽게 만들었다는 것에 분노해서 자신이 직접 남편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갑자기 립스틱을 짙게 바르며 정신줄을 놓습니다.
할머니는 죽은 첫째 딸의 귀신이 씌어서 갑자기 독약을 먹고, 할아버지는 사위를 귀신이 씌어서 총을 난사해 할머니를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핌'은 죽은 언니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며 끝납니다. (와 끝났다)
갑작스러운 승진과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그리고 갑작스러운 뇌사상태에서의 깨어남을 통해 정말 뜬금포의 끝을 보여줍니다. 결국 남편도 자기가 죽여놓고 아빠한테 뒤집어 씌우는 결정적 막장에 크게 기여합니다.
매번 놀란 표정만 짓는 누나와 다리의 장애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벙한 표정만 짓는 남동생입니다. 초반에 누나의 동영상을 찍은 못된 학생에게 남매가 협박을 당하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 상 전혀 필요 없는 부분입니다.
계속해서 어어~ 허걱! 아아? 를 난발하다가 결국 구멍의 진실을 밝힙니다. 귀신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갑자기 '웜홀 이론'이라는 이상한 이론까지 진지하게 설명하는 지대넓얕 남매입니다.
장애가 있어서 할머니가 손자를 독살하려 한다. 는 최 막장의 시나리오입니다. 도대체 귀신을 보는 것과 독살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독을 먹고 각혈을 합니다.
그래도 피 좀 토하려면 기침을 좀 제대로 하면 좋을 텐데... 차라리 고양이가 털 뭉치 토해내는 것을 보는 것이 더 사실적입니다.
'벽에 뚫린 구멍'이란 흥미로운 주제를 그냥 처참하게 뭉개버립니다. 구멍 속에는 까맣게 분장한 한 어린아이(핌의 언니)가 자꾸 나와서 피만 토하다가 들어갑니다.
애가 담배도 안 피우는데 피가 너무 끈적합니다. 피의 양도 상당해서 독약 먹고 죽은 것이 아니라 피 토하다가 빈혈로 죽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구멍을 바라보는 호기심과 공포가 뒤섞인 가족들입니다. 문제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저 표정으로 연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모든 장면의 표정이 복붙입니다. 다시 위로 가서 이미지를 보시면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뒤에 있는 할아버지는 딸의 복수(음주운전 교통사고)를 한다고 사람을 불태워 죽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응? 뭐지? 이 영화?
-'더 홀 트루스'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1점
*한줄평 : B급 영화가 아닌 그냥 망작 영화
뜬금없는 반전과 통일되지 못하고 산으로 가는 이야기, 배우들의 발연기와 감독의 생각 없는 연출이 모여서 만든 완벽에 가까운 망작이었습니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공포 효과음은 나중에 그냥 포기하게 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신작 나왔다고 막 찾아본 내 실수겠거니...' 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이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오셨던 분은 그냥 제 글을 읽은 시간만큼만 손해보고 나머지 시간을 벌었다고 위안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영화도 2시간이 넘습니다. (워낙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아서요)
딱, 여기까지만 하고 끝내겠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망작 보니 신나게 욕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정말 유튜브로 해 보고 싶은데... 글로는 한계가 있네요.
벽에 구멍 뚫려있다고 함부로 쳐다보다가는 '포돌이'가 출동할 수 있으니 그러지는 마시고요. 대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유독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싶습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비티'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우주 영화) (12) | 2021.12.05 |
---|---|
주말 넷플릭스 영화 순위(12월 첫 째주 영화 TOP 10) (14) | 2021.12.04 |
'파워 오브 도그'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서부, 사랑 아니고 스릴러!!) (9) | 2021.12.02 |
'로빈 로빈'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짧지만 긴 여운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24) | 2021.12.01 |
'유체이탈자'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액션과 코믹이 애매한 영화) (20) | 2021.11.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