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뜬금없이 올라온 넷플릭스의 영화 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제목도 엄청납니다. '레전드 오브 타잔'입니다. 일단 타잔 하면 떠오르는 연관 검색어는 '제인'과 '치타'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치타'는 나오지 않고 '제인'만 나옵니다. 반대 상황이 아닌 것이 다행입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화려합니다. 타잔은 둘째 치고, 제인으로 '마고 로비'가 등장합니다. 미국인 박사로는 '사뮤엘 잭슨' 그리고 악당으로는 '크리스토프 왈츠'가 등장합니다. 엄청납니다. 그런데 감독이 15년째 해리포터와 이제는 동물사전이라는 한 우물만 파고 계신 '데이빗 예이츠'입니다. 살짝 불안합니다. (이 감독이 제 영화적 취향과 맞질 않아서...)
-'레전드 오브 타잔' 줄거리와 결말
밀림의 왕에서 문명사회로 돌아와 제인과 결혼한 후 귀족의 삶을 살고 있는 타잔에게 한 초대장이 전해집니다. 바로 벨기에의 왕에게서 온 것인데 타잔의 고향인 콩고가 문명화되고 있으니 구경 오라는 편지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음모였습니다. 파산 위기에 처한 벨기에의 왕은 그의 심복인 '롬'을 통해 콩고의 다이아몬드를 확보하려 하는데, 그 광산을 차지하고 있는 부족장 '음봉가'는 다이아몬드를 줄 테니 타잔을 데리고 오라고 했던 것입니다. (둘은 원수 지간)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타잔은 미국인 박사와 제인을 데리고 자신의 고향인 콩고의 한 부족 마을로 돌아와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하지만 얼마 후 그들은 '롬'이 이끄는 용병부대의 습격을 당하고 타잔은 탈출하지만 제인과 부족 사람들이 잡혀갑니다.
곧바로 타잔과 미국인 박사, 그리고 부족의 전사들이 용병부대를 추격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면서 진실을 알게 됩니다.
벨기에 왕의 심복인 '롬'이 비밀리에 콩고의 곳곳에 횡단 철도를 깔고 있었는데 그것을 통해 다이아몬드를 착취하려 하고 있고, 그에 필요한 인력은 콩고의 사람들을 모두 노예로 만들어 해결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제인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음봉가' 앞에 선 타잔은 그와의 결투를 통해 그동안의 앙금을 털어내고는 서로를 이해하면서 더 큰 적 '롬'과 맞서기 위해 화해를 합니다.
곧바로 '롬'의 기지로 쳐들어간 타잔은 밀림의 친구들인 여러 동물들과 함께 급습을 하여 제인을 구출하고, 악당인 '롬'을 처단하면서 콩고에 평화를 찾아 줍니다.
엔딩에서는 제인이 아이를 낳아서 타잔의 후손이 생겼음을 보여주고는 영화가 끝이 납니다.
타잔을 밀림의 생태계를 보기 위해서 보는 분은 없을 테고, 고릴라와 교감하는 법이 궁금해서도 아닐 테고 당연히 타잔과 제인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 상당 부분일 것입니다.
그런 팬심에 힘입어서 76년생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엄청난 PT를 받아 완벽한 상체를 만들어 거의 벗고 다닙니다. 194cm에 90kg의 몸이 만들어낸 조각상은 영화의 허접함을 잊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합니다.
'마고 로비'와 '사뮤엘 잭슨'이 함께 출연합니다. 이 정도의 출연진이면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그래서 보긴 했지만, 영화의 서사가 워낙 긴장감이 없다 보니 배우들의 개인기로 겨우 겨우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하는 야심가 '롬'은 콩고의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자신의 국가를 강대국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편집증적인 성격이면서도 의외로 용감해서 타잔과 맞다이를 뜰 정도의 무모함까지 보입니다.
명배우의 연기는 좋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악당의 모습이라서 매력은 없습니다. 어설프게 묵주를 이용한 어쌔신 스킬을 사용하는데 많이 유치합니다. 악당의 수장이 왜 기습이나 변칙적인 기술을 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타잔을 납치하는데 실패하자 그를 유인하기 위해서 제인을 대신 납치해 데리고 갑니다. 하지만 이 여인도 만만치 않게 드센 성격이라서 애를 먹습니다. 그 와중에 그런 성격에 '롬'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마치 '내게 이런 굴욕을 준 건 네가 처음이야!!'라면서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 웹툰 같은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마고 로비'의 아름다움은 밀림에서 인질로 잡혀도 전혀 꿀리질 않습니다.
제인이 납치되자 타잔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추격합니다. 그리고 벨기에 국왕이 콩고에서 벌이는 악행을 폭로하고 싶었던 미국인 박사가 동행합니다.
수십 미터 아래로 뛰어내리고, 나무줄기를 잡아 타고는 달리는 열차로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문명사회로의 현실에서 다시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관객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가 갑자기 넘어가니 공감이 쉽지 않습니다.
이 추창의 아들이 고릴라를 죽였는데, 그 고릴라가 바로 타잔의 엄마였습니다. 그래서 타잔은 아들을 죽였고, 그로 인해서 추장과 타잔은 원수가 된 것입니다. 너무나 유치하지만 이해는 됩니다.
그런데 둘이 실컷 싸우다가, 갑자기 '꼭 그래야만 했냐!'라면서 '해바라기'의 오태식으로 빙의하더니 갑자기 둘이 화해를 합니다. 배댓슈에서 엄마 이름 때문에 화해한 배트맨과 슈퍼맨을 보는 듯합니다.
당연히 동물이 많이 나옵니다. 타잔의 가족인 고릴라가 가장 많이 나오고, 사자도 물소도 코끼리도 나옵니다. 나중에 악당 '롬'을 응징하는 동물은 악어입니다.
동물과 타잔이 함께 나오면 멋집니다. 특히 중반에 고릴라와 타잔이 싸우는 장면은 꽤 멋집니다. 하지만 동물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진 않아서 실망입니다. 물론 마지막에 동물들이 떼로 몰려드는 모습은 딱 기대만큼만 보여줍니다.
-'레전드 오브 타잔'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5점
*한줄평 : 줄거리에 실망하고 내 복근에 절망했다.
타잔의 복근, 제인의 눈망울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도 없고 그다지 재미도 느끼지 못한 영화입니다. 너무나 평범한 서사와 쓸데없는 과거 회상씬이 너무 많아서 지루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나 동물사전 시리즈 때도 그랬는데, 이 감독은 엄청난 설정의 작품은 너무나 평범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취향과 안 맞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뮤엘 잭슨과 크리스토프 왈츠는 정말 최선을 다했으나, 그들의 캐릭터 역시 너무나 식상한 스테레오 타입이었고 그로 인해서 2시간이 안 되는 영화는 그 이상의 체감 시간을 가져다 주기까지 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 내 복근은 타바타 2박 3일이면 태백산맥처럼 웅장해질 것이다' 라며 헛된 꿈을 꾸는 분들께 '올해는 그냥 포기하시라'는 의미에서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타잔의 복근을 보고 빨리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내년을 기약하시길...)
굳이 타잔이 보고 싶으면 199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타잔'을 추천드립니다. 그 작품은 정말 재밌습니다. 강력추천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타잔을 연기한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바로 공포 영화 '그것(IT)'에 나온 광대 페니와이즈를 연기했던 '빌 스카스가드'의 형이라고 합니다. 참 대단한 형제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르: 러브 앤 썬더' 쿠키 결말 줄거리 후기 (토르 4, 2시간짜리 시트콤) (11) | 2022.07.07 |
---|---|
'맨 프롬 엉클' 결말, 줄거리 후기 (깔끔하고 맛깔나는 스파이 액션) (8) | 2022.07.06 |
인도 영화 '비스트' 결말, 줄거리 후기 (춤 추고 노래하는 인도 영화) (9) | 2022.07.04 |
'범털 2: 쩐의 전쟁' 결말 줄거리 후기 (넷플릭스 1위 영화 후속편) (4) | 2022.07.03 |
'태그'(Tag) 결말, 줄거리 후기 (실화바탕 아저씨들의 술래잡기) (2) | 2022.07.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