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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비상선언' 결말, 줄거리 후기 (쿠팡 플레이에 반품하고 싶은 영화)

by 빠마저씨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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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기회에 쿠팡 플레이에서 오늘 공개된다는 것을 알고 봤습니다. 쿠팡이 열 일했다는 생각에 기쁘게 시작했는데 다 보고 난 후에는 영화 자체를 쿠팡에 반품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는 '왕이 될 상'인 영화는 아닙니다. 그냥 신파로 가득한 초호화 캐스팅의 상황극입니다. 영화 '비상선언'입니다.

 

 

  감독은 '한재림' 그리고 송강호,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전도연까지 배우 한 명이 영화 한 편을 만들어도 될 만큼의 영향력이 있는 영화인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당연히 올여름 최대 흥행을 예상했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이상합니다. 영화 '비상선언'입니다.

  

영화-포스터
포스터

 

-'비상선언' 줄거리와 결말

<편의 상 배우들의 이름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줄거리는 그다지 길지도 않습니다>

  이병헌은 딸과 함께 새로운 삶을 꿈꾸며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임시완을 보고 승무원에게 신고합니다.

  그 무렵 테러 예고 영상을 조사 중이던 형사 송강호는 그 영상이 진짜인 것을 파악하게 되고, 자신의 아내가 타고 있는 하와이행 비행기에 테러리스트가 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쓰러지고 죽기 시작한 비행기는 패닉 상태가 되고, 승객들에게 저주를 퍼붓고는 테러리스트 자신마저 피를 토하고 죽게 되자, 감염되어 죽은 기장을 대신해 부기장 김남길이 조종석에 앉게 됩니다.

  그러나, 미국은 착륙을 허락하지 않고 다시 돌려서 한국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국토부 장관 전도연의 빠른 대처와 송강호의 뛰어난 수사력으로 치료제까지 극적으로 확보하는데, 정작 비행기는 서울에 내리지 못합니다.

  

  위험한 바이러스라면서 국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오히려 승객들에게 저주를 퍼붓는 댓글마저 인터넷에 등장하게 되자 승객들은 처음에는 분노와 절망에 휩싸이다가 갑자기 지상에 있는 가족을 위해서 그냥 착륙하지 않고 죽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송강호가 자신의 몸에 직접 치료제를 사용해 본 결과,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을 무사히 착륙시키려 하고 김남길의 감염에 어쩔 수없이 조종석에 앉게 된 이병헌은 비행기를 착륙시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조촐한 파티 장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비상선언' 인물관계

  인물이 상당히 많습니다. 역시 배우들의 이름은 대체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사중인-송강호
형사 송강호

 

  아내가 타고 있는 비행기에 생화학무기를 들고 탄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해 노력하다가, 치료제의 확보까지 한 방에 해버리는 능력자입니다. 나중에는 스스로 바이러스와 치료제를 투입해 약의 임상 실험까지 성공적으로 해 냅니다.

  모든 것에 계획이 있었던 반지하의 제왕 송강호(feat. 기생충)는 어디가고, 뭐든 즉흥적이고 척척박사처럼 해 내는 우리 시대의 영웅 아저씨의 모습니다.

  안타깝게 임상 실험의 부작용으로 결말에서는 심각한 장애를 보입니다. 물론 감동도 안타까움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너무나 진부한 정의로운 아저씨 캐릭터라서 어차피 몰입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쳐다보는-이병헌
전직 파일럿 이병헌

 

  전직 파일럿이었다가 비행기 사고로 은퇴 후, 딸과 함께 하와이로 가던 중 테러를 당하게 됩니다. 평범한 아빠의 모습으로 나오다가 갑자기 히어로가 되어서 돌변합니다. 

  나한테 왜그랬어요? 라고 말할 것 같은 얼굴(feat. 달콤한 인생)로, 극 중 초반에 등장하여 주인공인가 싶었으나 그 역시 이 영화의 한 비중을 차지할 뿐입니다. 감정과 행동의 변화가 너무 즉흥적이라 몰입이 쉽지 않습니다.

 

범인과-이야기중인-김남길
현직 부기장 김남길

 

  비행기 부기장인 김남길은 테러리스트와 맞대면을 할 정도로 강단이 있는 인물입니다. 이병헌과는 과거의 일로 사이가 좋지 않지만, 나중엔 그에게 비행기의 조종을 맡기기도 합니다.

  기장 유니폼 안에 사제복을 입고 있을 것(feat. 열혈사제) 같은 이 남자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건을 해결할 것처럼 보이더니 결국은 감염되어 피를 토하다가 2선으로 빠집니다. 역시 몰입은 되지 않습니다.

 

공항에서-대기중인-임시완
테러리스트 임시완

 

  예쁜 미소를 띄면서 형~이라고 부를 것 같은 외모 (feat. 불한당)의 이 남자는 자신을 해고시킨 다국적 제약회사에 앙심을 품고 무차별 테러를 감행합니다.

  극 중 사이코패스 살인마라는 설정인데, 수많은 영화 속의 사패는 늘 자신의 목숨은 소중히 여기는 그런 모습이어서 동반 자살을 벌인다는 것이 역시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몰입이 되지 않습니다.

 

회의중인-전도연
국토부장관 전도연

 

  국토부 장관 전도연입니다. 갑자기 맥주병으로 머리를 뚝배기 깨듯 후려칠 것 같은 이 여인(feat.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국민을 사랑하는 그런 영웅적인 공무원의 전형입니다.

  목소리 깔고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국민 사랑에 열을 올리는 이 여인에게 몰입이 쉽지 않습니다. 애국과 국민봉사에 최선을 다하고는 결국 일이 끝나고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합니다. 현실에는 없는 환상적인 캐릭터 (책임지고 스스로 사퇴하는 공무원이라니...)라서 역시 몰입 불가입니다.

 

추락하는-비행기속의-승객들
비행기 추락

 

  감염됐던 기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비행기는 곤두박질칩니다. 승객들은 당연히 이리저리 휩쓸리며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런 큰 비행기에 만약을 대비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제 차에도 있습니다. 오토 파일럿.

  결국 수동 모드로 바다에 추락하기 직전 가까스로 이병헌이 비행기를 살려냅니다. 갑자기 '탑 건'입니다. 승객 중에 톰 크루즈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을-촬영하는-승객들
영상 촬영 중

 

  승무원들이 하는 일은 승객들을 격리시키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입니다. 모든 정보는 승객들이 휴대폰의 인터넷 기사를 보고 파악합니다. 그리고 기내의 정보도 승객들이 SNS를 통해 알립니다.

  패닉이 온 승객들, 편을 가르는 승객들, 절망하는 승객과 그들을 격려하는 승객들 사이에서 승무원들은 그저 뭔가를 힘들게 하는데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상에서-회의중인-사람들
대책본부

 

  대책본부가 차려지고 장관과 박사, 전문가들이 모여서 뭔가 긴박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결국 사건 해결은 형사 팀장인 송강호가 혼자 다 합니다. 전도연은 그냥 연락책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안보실장으로 '박해준' 배우가 나오는데 '감염이 죄는 아니잖아'(feat. 부부의 세계)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비상선언' 별점, 한줄평 후기

*별   점 : 5점 만점에 2점

*한줄평 : 제작 중에 누군가는 비상선언을 했어야 했다.

  결말이 늘어진다, 신파가 심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패키지 출연을 했고 감독도 늘 평작 이상의 작품을 보여줬기에 부담 없이 봤습니다.

  초반과 중반까지의 긴장감은 상당했습니다. 특유의 무거운 음악도 좋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비중 조절도 많이 신경 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임시완이 테러리스트로 극의 악당인데 너무 일찍 죽어버렸고, 영화는 그때부터 추락하는 비행기처럼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긴 시간 140분이라는 상영시간 중, 이미 악당이 중간에 죽어버리면서 영화는 갑자기 사회 비판과 신파를 뒤섞기 시작했고 등장인물들은 생각 없이 행동을 했습니다.

  특히 시민들의 갈등을 다루는 모습은 영화 '감기'나 '부산행'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답습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갑자기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음... 심합니다.

  신파의 부분에 대해서는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근 몇 년 동안 이렇게 대놓고 신파를 뿌리는 영화는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신파면 욕하면서도 눈물이 나야 하는데, 이 영화는 분노의 눈물만이 날까 말까 합니다.

 

  역할의 비중과 캐릭터 만듦에 실패한 상태에서 톱스타들의 대거 출연도 영화의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너무나 개성이 강한 배우들을 한 영화에 묶어 놓기엔 시나리오와 감독의 연출이 부족했다고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병헌과 송강호를 투 톱으로 해서 나머지 배우들은 다 빼고 진행했다면 훨씬 몰입감이 있었을 텐데, 감독이 욕심이 너무 컸습니다.

 

  초중반의 긴장감이 무색할 만큼 폭락해버린 결말을 보고 난 후에, 이 영화를 선공개한 '쿠팡 플레이'가 야속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쿠팡 와우 회원이시라면 '남들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강하게' 먼저 볼 수 있기에 먼저 보고 욕을 하더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추천드립니다. 

  의외로 추석에 온가족이 모여 앉아 보는 대배우들의 영화는 인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너무 실망만 늘어놓고 가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알고 보면 덜 실망하실 것 같아서 열심히 풀어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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