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당시 엄청난 화제가 되어서 봤고, 저도 그 엄청난 화제 속에서 열광했던 영화가 넷플릭스에 공개됐습니다. '서치'입니다. 저로서는 낯선 감독과 낯선 주연들이었지만 설정 하나 믿고 봤는데 그 설정이 열 일해서 결국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잃어버린 딸을 찾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테이큰'처럼 의심되는 놈마다 '요단강'을 건너게 해 주면서 찾아가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이 영화 '서치'처럼 인터넷 바다에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최첨단 웹 추적이 있습니다. 만약 이 영화를 모르신다면 일단 관심 부탁드립니다. '서치'입니다.
-'서치' 결말 포함 줄거리 후기
엄마의 죽음으로 딸과 살아가지만 사춘기의 딸과 바쁜 아빠는 그다지 대화나 교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에게 온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던 아빠 '데이빗'은 딸에게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기에 죽은 아내의 계정으로 들어가서 딸의 주변 인물들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연락을 합니다. 캠핑을 갔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을 했는데 알고 보니 딸은 캠핑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연락이 계속되지 않자, 걱정이 된 아빠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합니다.
담당경찰 '로즈메리 빅' 형사에게 연락이 오고 형사와 아빠는 함께 딸을 찾기 시작합니다. 딸의 계정을 통해서 아빠는 사실 딸이 친구들과의 교류 없이 은근한 왕따처럼 지냈고, 게다가 수개월 동안 피아노 레슨비 빼돌려서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아니 누군가에게 송금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형사는 딸이 가짜 신분증까지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로서 형사는 '실종이 아닌 가출'이라는 것으로 초점을 돌려서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호숫가에서 딸의 자동차와 혈흔이 발견되면서 긴장은 고조 됩니다.
그 뒤로 여러 가지 사건을 거치지만 별 소득이 없이 지지부진하던 수사는 갑자기 어떤 범죄자가 자백(자신이 딸을 죽였다고 함)을 하고 자살하면서 급진전되고, 결국 정황 상 딸의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빠는 딸의 장례식을 준비합니다.
딸의 추모 영상을 올리기 위해 들어간 한 사이트에서 광고 모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아빠는 그 얼굴이 딸의 인터넷 방송에 자주 접속하던 그 얼굴임을 확인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사건을 다시 수사하길 형사에게 요청합니다.
하지만, 사건을 자꾸 종결하려는 형사의 태도에 이것저것 다시 파헤치기 시작한 아빠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형사의 아들이 광고모델의 사진을 무단 도용하여 딸의 방송에 접속해서 둘은 친해졌고, 엄마가 암투병이라는 거짓말에 속은 딸은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며 레슨비를 모았던 돈을 모두 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모두 밝혀지자 형사의 아들은 몸싸움을 하다가 딸을 절벽으로 밀어버렸고,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형사는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자원해서 담당하며 자신과 관련이 있는 출소자를 이용해 데이빗의 딸을 죽였다는 사실까지 조작해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급하게 절벽으로 파견된 구조대는 다행히 아직까지 살아있었던 딸을 발견하게 되고 극적으로 살아남은 딸은 병원에서 회복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모니터 화면으로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원래 화면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그냥 계속 이 화면으로 진행됩니다. 다른 장면은 CCTV나 뉴스 화면 같은 것들 뿐입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딸이지만, 왠지 그녀의 사진첩과 계정 속 모습들을 통해 그녀의 삶의 변화를 느끼게 해 줍니다. 사진이 곧 그녀의 삶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직관할 수 있습니다.
호수를 뒤지면서 딸을 찾는 주인공이지만, 그 조차도 TV 속 뉴스 화면을 통해서 전개됩니다. 전혀 부자연스럽지가 않아서 문득 느끼게 됩니다. '아, 지금 내가 화면을 보고 있구나!'라는 것을요.
위 장면은 주인공이 자신의 동생과 딸의 관계를 오해해서 증거 수집을 위해 녹화를 하는 장면입니다. 4개로 분할된 카메라 연출이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주인공이 대화를 하는 장면도 몰래 설치한 소형 카메라의 녹화 영상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이 정도면 거의 병적인 감독의 설정 집착입니다. 그런데 그 집착에 반해 버렸습니다.
-'서치'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4.5점
*한줄평 : 맥북과 아이폰, 격하게 사고 싶다.
영화에서 새로운 시도는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제 기억에 이 정도로 파격적인 시도는 없었습니다. 더 대단한 것은 이런 설정에서도 주인공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메일이나 SNS 글을 쓸 때, 커서의 깜빡임과 쓰고 지우는 문장 들을 통해 목소리가 없어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은 관객들이 보는 노트북의 화면 속에서 페이스타임으로 통화하고, 이메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불편함 없이 교류를 합니다.
굳이 만나서 해야 하는 일은 다른 화면들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화면을 통해서 볼 때는 오히려 주인공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관객들이 스스로 '객관적'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게다가 '존 조'라는 배우를 이곳에서 처음 봤지만 그의 아빠 연기는 '테이큰'의 '리암 니슨'만큼이나 절절해서 몰입이 잘 됐습니다. -이런 배우가 왜 '카우보이 비밥'에 출연해 오히려 커리어를 망쳤는지...-
서사의 흐름에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이 있고, 막판의 반전은 조금 무리수인 듯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의 독특한 설정에 완전히 매료되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작품입니다.
이런 형식의 영화인지 모르고 보신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으실 테지만, 이제는 다 알려진 사실이니 받아들이면서 보셔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아마, 아이폰과 맥북을 쓰시는 분이 감상하시면 더욱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전 LG폰에 HP 노트북이어도 기죽지 않고 잘 봤습니다. (하아... 사고 싶다)
어쨌든, 언젠가 저도 맥 에어(M1칩)를 사게 된다면 그 기념으로 꼭 다시 볼 영화이니 여러분도 한 번씩 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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