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 속세에 찌들어 나는 것 같아서 예술 영화 한 편 감상했습니다. 마침 넷플릭스에 공개됐고, 포스터에서 보듯이 엄청난 월계수가 있는, 그것도 이탈리아 영화로 그냥 포스터부터 예술, 예술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가끔씩 이런 영화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봤습니다. '신의 손'입니다. 폼나게 원제는 'The hand of god'입니다.
역시 예술영화였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 해변 마을의 평범하지만 안평범한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The hand of god'은 영화에서 한 할아버지의 대사로 나오는 문구입니다. 당시 마라도나의 오점의 하나인 '손으로 쳐서 골을 넣을 사건'(신의 손 사건)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신의 손' 줄거리와 결말
전설의 축구선수 마라도나가 이탈리아의 도시 '나폴리'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던 시절 한 소년이 있습니다. 이름은 '파비에트'입니다. 아빠, 엄마, 형 이렇게 한 가족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
옛날의 동네가 그렇듯이 모두들 같이 모여 먹고 떠들며,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는 그런 마을에서 살아가는 '파비에트'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친구도 없고 그저 가족과 함께 다니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습니다.
그러던 중, '마라도나'가 진짜 나폴리로 이적하게 되고, 그가 출전하는 축구경기 관람을 위해 가지 않았던 가족 여행에서 안타깝게 부모님이 가스 중독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일어납니다.
형과 둘만 남게 된 '파비에트'는 눈물도 나지 않는 장례식을 치르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황을 하게 되지만, 평소 연극과 영화를 좋아하던 그는 자신의 삶을 영화로 풀어보려고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그 마을을 떠나면서 주민들과 각기 다른 방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꿈을 펼치려 로마로 가는 열차를 타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는 두 시간이지만 전체 서사와 크게 관련 없는 이야기가 너무 많고, 진행자체가 느리다 보니 줄거리가 생각보다 짧습니다>
실없는 농담을 하며 장난치다가도 어처구니없는 것으로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 바람을 피우면서도 서로 간의 사랑을 유지하는 정말 제대로 가족이라는 느낌을 들게 하는 주인공 가족입니다. 별일은 없지만 그냥 훈훈합니다.
바닷가 마을 '나폴리'이다 보니 해변과 수영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특히 이웃과 교류가 많아서 같이 먹고 마시며 바다수영도 함께 합니다. 이웃들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드물 정도여서, 마을의 분위기가 정돈된 느낌은 아닙니다.
-'신의 손'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3점
*한줄평 : 아무리 필체가 좋아도 남의 일기 보는 것은 쫌...
수상 이력(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등)이 엄청나서 좀 찾아봤는데 상당히 유명한 영화감독이라고 합니다. 물론 저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예술과 거리가 멀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파올로 소렌티노'라는 감독으로 이 영화는 자신의 청소년기 시절 중 가장 큰 변곡점이었던 그때를 영화로 만든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 '로마'도 그렇고 거장들은 항상 자신의 자전적 영화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상도 받은 작품이고 거장의 작품이니 당연히 관람평도 상당히 좋고 별점도 높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고 나서 느낀 감정은 '아, 그렇구나' 정도입니다. '그래서 뭐?'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 사실 '로마'는 '그래서 뭐?'였습니다 -
물론 굉장히 멋지고 잘 만든 영화라는 것은 제가 봐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90년대 후반 바닷가 마을 '나폴리'를 굉장히 아름답게 잘 표현했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정말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아무래도 자전적 영화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 탁월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들 연기도 잘하고, 특히 주인공과 정신병이 있는 매력적인 이모(보면 알게 되심)는 '아, 이런 것이 예술이구나' 같은 느낌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서사가 '진행되는 느낌'보다는 '흩어지는 느낌'을 주고 그 당시의 내용들을 다루면서 너무 느리게 진행이 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거장의 영화를 제가 평한다는 것이 어차피 웃긴 일이니, 더 이상의 아쉬움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위 '씨네 필'이라는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알아서 찾아보실 것이니 굳이 추천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예술했는데 뭔가 찜찜한 기분으로 인사드려서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아니, 그런데 왜 거장들은 꼭 자신의 자전적 영화를 이렇게 늘어지게 만드는 것일까요? '로마'도 그렇고 '신의 손'도 그렇고... 거장이라고 하니 마음 놓고 뭐라고도 못하겠고 말이지요.
물론 제 개인적인 취향이 세태적, 자전적 같은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재미없었다'를 '아쉬웠다' 고 말해야 하는 이 안타까움... 슬쩍 어필하고, 정말 줄이겠습니다. 진짜로 여기까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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