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그다지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 TV로 눈을 돌렸다가 보게 된 영화입니다. '이스케이프 룸 2'입니다. 쉽게 말해 방탈출 게임입니다. 대신 방을 탈출하지 못하면 목숨이 이승에서 탈출하는 좀 살벌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1편을 재밌게 봐서 살짝 기대하면서 봤습니다.
쳇, 영화가 생각 이상으로 별로 였습니다. 제가 원래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해서, 국민게임인 테트리스도 안 하고 지뢰 찾기나 스도쿠는 극혐 합니다. 그래도 긴장감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도대체 제 머리로는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고학력자만 보는 영화 '이스케이프 룸 2'입니다.
-'이스케이프 룸 2' 줄거리와 결말
1편에서 겨우 살아남은 '조이'와 '벤'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조이'의 주인공 패시브로 인해 정의 구현을 하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미노스'(방탈출 기획 단체)를 찾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역공격을 당해 그들은 강제로 게임에 참가하게 되고, 그들 말고도 4명의 남녀들이 전류가 흐르는 지하철 안에서 강제로 첫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번 게임의 참가자들은 모두 각 게임에서 살아남았던 자들이었고 결국 이번 게임은 연말 '왕중 왕전' 같은 느낌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퍼즐을 풀어가고 모두 탈출하는가 싶었는데 안타깝게 한 명이 감전되어 죽습니다.
대머리 총각이 죽고, 결국 '조이'와 '벤' 그리고 금발과 뽀글 머리 여인, 성직자 아저씨까지 총 5명이 살아남아 두 번째 방탈출을 시작합니다. 장소는 은행 금고이고 각종 트랩으로 레이저 그물망이 발동되어서 목숨을 위협합니다. 하지만 다들 퀴즈의 달인이기에 소리를 지르면서도 퍼즐은 다 풀고 이곳도 탈출합니다.
세 번째는 해변가 세트장에서 탈출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변의 모래가 지하로 빨려 들어가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데, 안타깝게도 탈출하는 과정에서 성직자 아저씨와 주인공 '벤'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여자 3명만 살아남아 결국 탈출한 줄 알았지만 그 역시 세트장이었고, 여기서는 강한 산성비가 내리고 있어서 모두들 몸이 녹아내리기 전에 탈출해야 합니다. 머리가 빠지는 그런 산성비가 아니고, 머릿 가죽이 벗겨지는 진짜 산성비를 피하면서 퀴즈를 풀었으나 결국 주인공 '조이'만을 제외하고 두 명의 여자는 산성비 샤워로 사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절했다가 깨어난 '조이'는 그곳에서 갇혀있는 한 여인 '클레어'를 만나게 되는데, 사실 그녀는 미노스의 우두머리인 아빠에게 갇혀서 강제로 방탈출을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녀가 죽은 줄 알았던 '벤'을 살려준 상태임을 알고 '클레어'를 신뢰하게 된 '조이'는 두뇌를 풀가동하여 갇혀있던 '클레어'를 구해내고 '벤'까지도 구해냅니다.
결국 경찰에 신고하여 모든 사태가 해결되고 미노스 집단도 포돌이에게 끌려가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이 모든 것은 천재 사이코패스였던 '클레어'가 자신을 두려워하는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벌였던 것으로 과거에 엄마를 죽였던 그녀가 이번에는 아빠마저도 죽이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3편이 나온다면 '클레어'가 기획하는 게임이 시작될 것 같은데, 아마도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주인공 '조이'입니다. 1등 했으면 조용하게 살 것이지 괜히 폭로한다고 다시 갔다가 갇혀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 탈출합니다. 그런데 머리는 엄청 좋아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근의 공식'을 외울 것 같은 천재성을 보여 줍니다. (루트는.. 2 제곱... 음...)
문제는 제가 머리가 나빠서 그녀가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 상황은 심해져서 그냥 그녀가 탈출 못했으면 했습니다. (미안... 설명충은 극혐이라서)
은행 금고의 보안체계는 거미줄 레이저 광선입니다. 그냥 잘립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곳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다른 영화에도 많이 나왔던 이런 종류의 트랩에서는 한 두 명쯤은 동강동강 열매가 시전 되기 마련인데... 아마도 제작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해변가에서 일단 피해서 들어간 오두막입니다. 사진 속의 금발 여인은 그냥 힘캐인 줄 알았는데 상당히 똑똑해서 오히려 '조이'에게 힌트를 주고 그녀를 응원합니다.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사망플래그인 '주인공 응원'을 시전 합니다. 결국 그녀는 사망합니다. (여기서는 아니고요)
가장 위험이 적어 보이는 해변가 모래지옥에서 생각보다 많은 인물들이 죽습니다. 땅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도 퀴즈를 푼다는 것이 대단할 뿐입니다. 장학 퀴즈 장원도 여기서는 입구 컷 당할 것 같습니다.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산성비가 내려서 모든 것을 녹이는 가운데, 세 명의 여자 중 두 명이 녹아내립니다. 결국 주인공만 살아남습니다. 역시 주인공만 살아남는 더러운 세상입니다.
-'이스케이프 룸 2'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2점
*한줄평 : 방탈출이 좋으면 그냥 홍대 가시길...
1편의 짜릿함과 신선함은 없었습니다. 스케일도 그다지 커진 것 같진 않고, 대신 '왕중왕전'이다 보니 다들 머리가 좋아서 금방금방 퀴즈를 풀어댑니다.
'어! 어? 어! 어? 아! 어? 아!' 이렇게 몇 마디의 외침으로 문을 열어버리니, 보고 있으면 이 상황에서 문이 어떻게 열린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관객과 같이 가야 하는데 너무 자기네들끼리만 가 버리니 소외감까지 느껴집니다.
그런 분위기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심해져서, 마지막에 '클레어'를 구출하는 퍼즐은 대학 교수나 조교 정도의 수준(그것도 수학과나 공학과)이 아니면 알아들을 수도 없는 전문 용어들이 난무합니다. -문과는 역시 그냥 죽어야 하는 건가?-
어쨌든 상당한 소외감을 느껴서, 긴장할 틈도 없었고 마지막 '클레어'의 이야기는 차라리 통편집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이상했습니다. 궁금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15분이나 풀어대니까요.
방탈출 마니아가 아니면 굳이 챙겨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1편을 한 번 더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다시 봐도 저 같은 문과생은 기억 못 할 테니까요.
영화 보다가 삐치는 것은 생소한 경험이라서 당황스럽습니다. 공대생들의 무궁한 번영을 빌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아. '이스케이프 룸 1'은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있으니 보시기 바랍니다. 2편보다는 1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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