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보긴 봤습니다. 유독 '스타워즈' 같은 영화에 약해서 좀 두렵긴 했지만, 감독 믿고 봤습니다. 이 감독은 믿을 만했거든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입니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어쨌든 멋지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듄'은 모래언덕이란 뜻으로 사막 행성인 '아라키스 행성'을 다르게 부르는 말입니다.
전설적인 원작, 최고의 캐스팅, 최고의 감독, 그리고 극강의 음악까지... 모두가 찬사를 보내고, 이 영화는 무조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영화입니다. 그 점은 저도 찬성입니다. 정말 흠잡을 곳이 없었어요. 재미와는 별개로 말이지요. 같이 보시지요. '듄'입니다.
-'듄' 줄거리와 결말
<워낙 유명한 원작 소설이 있지만, 저 역시 그 내용을 모르고 봐서 그냥 영화만의 내용을 말씀드립니다>
황제가 지배하는 은하 제국의 가장 중요한 물질 '스파이스'광물이 엄청나게 매장되어 있는 행성 '아라키스'에서 벌어지는 대서사시입니다.
인간적인 감성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아트레이드 가문'은 황제의 시기로 인해, 원치 않는 '아라키스'행성으로 가게 됩니다. 그로 인해 원래 이곳에서 '스파이스'를 채취하여 막대한 부를 쌓아가던 '하코넨 가문'과 원수가 됩니다. 물론 다 황제가 의도한 연출이었습니다.
'아라키스'행성은 이곳에 살고 있는 원주민 '프레멘'들이 황제와 '하코넨 가문'의 폭정으로부터 꾸준히 저항해 오고 있지만 그들의 엄청난 기술과 물량공세에 늘 패배하면서 게릴라 식 전투를 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게 된 '아트레이드 가문'의 장남인 '폴'은 건전한 육체와 정신을 가진 인물로, 가문의 수장이었던 아버지로부터는 인성과 전투기술을 배웠고, 종교적인 비밀집단에 속해 있던 어머니로부터는 '신인류 계획'(퀴사츠 해더락)의 일환으로 초능력과 예지력 등을 물려받았습니다. (물론 아직은 레벨이 낮아서 능숙하게 사용하진 못합니다)
예상대로, 황제의 밀약을 받은 '하코넨 가문'이 급습을 하게 되고 내부의 배신자로 인해 금방 함락이 되고 맙니다. 남작은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폴'과 '폴'의 어머니는 '프레멘'을 만나서 몸의 의탁하게 됩니다.
'프레멘'들은 처음에는 모녀를 인정하지 않다가, '폴'이 '프레멘'들이 믿고 있는 메시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을 받아들이고, 이 두 세력은 연합하여 가문에 대한 복수와 더 나아가 황제의 폭정을 타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늘 꿈에 나타나 자신과 함께 했던 신비의 여인 '챠니'를 만나게 되는데... 갑자기 영화가 끝이 납니다.
멋집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남작이 됐지만 남은 것은 어머니뿐입니다. 프레멘들과 연합, 귀족의 세력들을 규합해서 황제에게 맞서고자 합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정말 멋집니다. 사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이 제 취향과 달라서 보진 않았는데, 다행히 이 영화에서 그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파이더맨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는 프레멘 중 중요한 인물이자 주인공과 연결되는 인연을 가지고 있는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계속 '폴'의 꿈과 환상에서만 등장하다가 막판에 5분 등장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밀당의 귀재인 '젠 다이아콜먼'입니다. (다음 달에 '스파이더맨'에서 만나요)
정이 넘치고 의로우며 모발도 넘치는 남작입니다. 그리고 그를 진정 사랑하지만 자신의 종교적인 사명(초인 육성)도 수행하기 위해 아들 '폴'을 단련시키는 남작 부인입니다.
남작을 연기한 '오스카 아이작'은 정말 어딘가에서 남작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외모와 포스를 갖췄습니다. 몇 마디 말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우러러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후반에 배신으로 죽음을 맞이해서 슬펐습니다.
부인을 연기한 '레베카 퍼커슨'은 아들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지만, 정작 눈앞의 적들 앞에서는 엄청난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전사입니다. 아마도 탐 크루즈(미션 임파서블)에게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아트레이드 가문은 인간미가 넘쳐서 그런지 모발도 넘칩니다. 다들 풍성한 헤어를 자랑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귀족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황제의 미움을 삽니다. 영화 속에서 그들의 수명은 머리카락의 길이보다 짧은 것이 아쉽습니다.
검객 '던컨'(제이슨 모모아-아쿠아맨), 장군 '거니'(조슈 브롤린-타노스), 주치의 '유예'(장첸-엽문의 라이벌) 등 엄청난 배우들이 이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 '하코넨'의 기습으로 모두들 다음 편에서의 등장이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하코넨 남작의 포스는 상당합니다. 상당한 거구인데 막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살벌한 전투민족으로 프레멘들을 학살하면서 광물 '스파이스'를 채취해 막강한 부를 얻습니다. 모든 것을 얻고 머리털을 잃은 민족입니다. (우주선을 타고 다니면서도 머리의 가르마는 탈 수 없나 봅니다)
'하코넨' 남작의 조카로서 실질적인 전투대장입니다. 눈빛만 봐도 살벌한 '라반'을 연기한 바티스타는 요즘 코미디로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여기서 그런 모습을 기대했다간 큰일 납니다. 역시 살벌함을 얻고 모발을 잃었습니다.
사막의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에 맞는 특수한 장비와 기술을 가지고 있는 '프레멘'은 '하코넨 가문'과 계속되는 전투에 지쳐 있습니다. 새롭게 이주해 온 호의적이었던 '아트레이드 가문'에게 약간의 기대를 걸었으나 그 가문이 멸망하자, 차기 남작이 된 '폴'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카리스마 있게 등장했던 프레멘 부족장인 '스틸거'는 명배우 '하비에르 바이뎀'이 연기했습니다. 그의 포스는 상당했습니다. '폴'의 엄마에게 두들겨 맞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영화 속 유일한 웃음 포인트)
결국 연합은 시작됐고, 대 서사시의 2막이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시작되자마자 영화가 끝이 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원작의 내용을 모두 다 보여줄 수는 없기에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그러기엔 이 영화가 너무 깁니다.
-'듄'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4점
*한줄평 : 세계적인 관현악단의 '조율'까지만 본 느낌
아는 사람은 모두 다 아는 감독 '드니 빌뇌브' 감독은 정말 멋집니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모두 무게 있고, 서사가 좋고, 편집과 영상이 뛰어납니다. 거기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특히 영화를 보는 공간 자체를 압도하는 음악은 정말 최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영화는 너무 무거워서 보다 보면 힘이 들 때가 많습니다. 긴장감이 심하다 보니 약간만 느슨해지면 살짝 잠이 오기도 합니다. (물론 다 제 탓입니다)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배경이 사막이다 보니 모래가 많이 나오고, 일출, 일몰, 밤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명상할 때 보는 영상처럼 느껴져서 복식호흡을 하며 눈을 감게 됩니다.
게다가 원작을 모르기 때문에, 서사의 이해가 쉽지 않았고 그나마 복잡한 '듄' 세계관은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겨우 이해하는 '척'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IPTV 시청이라 돌려볼 수 있어서 다행)
역시 '스타워즈'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에 취약한 저로서는 쉽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의 멋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듄'의 분위기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중 그나마 최근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와 가장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 그 영화도 멋지긴 했는데... 어느 순간 복식호흡을...)
제가 세계관을 쫙 풀어드릴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저도 아는 것이 없어서 그나마 사전 조사를 좀 하고 쓴 글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식이 없는 저도 봤으니 여러분들도 거장의 숨결을 한 번 느껴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대신 컨디션이 좋을 때 보시길요. 안 그러면 개운한 컨디션으로 잠에서 깰 수도 있습니다.
아,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그들이 왜 맨날 '칼'질만 하는지, 왜 '총'은 쓰지 않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그들의 전투복에는 방어막 기능이 있는데 이것이 빠른 외부 충격을 막아내서 '총'같은 무기는 무용지물이라고 합니다. (하긴 제다이도 굳이 광선'검'을 쓰는 것을 볼 때 역시 '검'의 로망이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추가내용.
어느 새 듄2도 개봉을 했네요. 듄1은 빌드업에 불과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영화가 나왔습니다. 줄거리와 결말까지 싹다 말씀드리려고 하니 참고해보세요. 후회 안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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