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영화 '소리도 없이' 뜻이 뭘까요? 에 관한 리뷰 (스포는 없어요)

by 빠마저씨 2021. 2. 13.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빠마저씨입니다. 요 며칠 동안 배우 유아인 씨가 인터넷 기사에 나와서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청룡영화상 시상이 있었더라고요. 거기서 '소리도 없이'라는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탄 유아인. 참 대단한 배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젊은 나이에 그 상을 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 그만큼 연기가 좋았던 것 탓이겠지요. 안 그래도 넷플릭스 영화에 조금 지쳐갈 때, '나도 예술 좀 하자.'는 생각에 이 영화를 봤었는데, 인생은 타이밍이니까 같이 한 번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시작합니다. 작년 유독 영화의 완성도가 부족했던 우리나라 영화 중 몇 안 되는 호평을 을 받은 작품 '소리도 없이' 출발합니다. 아, 스포는 없습니다. 결말이 크게 중요하진 않은 듯 하지만 그래도 흥미를 위해서 딱 출발 비디오 여행 수준으로만요. 근데 그러면 다 까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수도...

 

유 부라더즈의 포스가 좔좔~

 

- 보기 전

   코로나 19로 인해 유독 힘들었던 작년 영화계에 보석 같은 작품으로 불리며 신예 감독에게 호평일색의 영화평이 쏟아졌던 작품이 바로 '소리도 없이'입니다. 모든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제목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과연 '소리도 없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뭘까?라는 의문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그 출발에 유아인의 뚱한 얼굴과 펑퍼짐한 몸매가 사실 좀 부담스럽긴 했습니다. 멀쩡하게 나와도 포스에 주눅이 드는데, 정말 망가진 외모에 눈빛만이 살벌하게 살아있어서 좀 무서웠어요. 길에서 만나면 바로 우회도로로 진입하게 만드는 포스입니다. 나이는 내가 더 많은데요.

 

 

- 보는 중

   줄거리 소개합니다.

 

   범죄조직의 하청으로 시체를 유기하는 일을 성실하게 처리하며 살아가는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은, 자신들에게 일을 주던 실장이 개인적으로 사람 하나 맡아달라는 제안을 듣고 거절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맡아달라던 그 사람은 어린아이였고, 다음 날 돌려주려 했을 때 실장은 그동안의 비리가 들통나 죽음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냥 조용히 시체나 처리하며 지내던 그들이 졸지에 유괴범이 되어버린 상황. 아이들 돌려주기도 쉽지 않아 결국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긴 하는데 왠지 유괴범으로 어설픈 그들에게 일이 계속 꼬이기 시작합니다...

 

 

나랑 일하나 같이 하자~ (이런 말 듣고 잘 되는 꼴을 못 봄)

 

   라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언뜻 범죄 코미디 영화라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약간의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그렇게 보긴에 영화가 너무 잔인하고 건조합니다.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해 봤니~ 비 오는 날 보다 더 심해~' (R.ef)

   라는 내용의 노래처럼 이 영화의 느낌이 그렇습니다. 분명 상황 자체는 굉장히 심각한데, 인물들의 대사나 동작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방금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시체를 산에다 묻고 와서 기도 테이프 아침마다 들으라고 충고한다든지, 유괴한 아이의 처리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굉장히 예의 있게 에누리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볼 때는 웃음이 나지만 보고 나면 '내가 이런 장면에서 웃어도 되나?'라는 생각을 들게 할 만큼 영화 자체가 건조합니다.

   

 

   유아인(태인)은 이 영화를 위해 15kg을 찌웠다고 합니다. 배우는 정말 배우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극 중에서 연기하는 말을 하지 않는 역할은 정말 본인도 답답하겠지만, 영화를 보는 저도 답답합니다.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닌데 안 하는 것 같아요. 결국 마지막에는 크게 한 마디 할 것도 같은데... (스포일러라 자제하겠습니다)

 

 

   유재명(창복)은 영화 상으로 절름발이 시체 처리인으로 나옵니다. 유아인을 데려다 키웠다는 대사를 하는 걸 보니, 거의 반평생을 유아인과 함께 한 것 같아요. 살아온 과정이나 앞으로의 계획 같은 구질구질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늘을 굉장히 성실하게 살아갑니다. 예의 바르고 성실하고 항상 약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너무 잘 어울려요. (비밀의 숲은 이제 안녕~)

 

 

 

   문승아(초희)라는 여자아이가 나옵니다. 유괴당한 불쌍한 아이인데, 이 아이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이 정도 아역배우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소비되는 여자아이'가 아니고 두 주연배우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힘을 보여줍니다. 그 아이의 토끼 가면을 유심히 보시면 좋을 듯요.

 

 

- 보고 난 후

 

   영화를 처음 접하고 드는 궁금증은 두 가지입니다. '유아인은 왜 말을 안 할까?', '영화 제목이 왜 소리도 없이 일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영화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결론이 나지 않는 생각은 답답해서 싫어합니다. 그래서 일단 제 생각을 정리하면요.

   유아인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말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상이 너무나 일정하게 움직이는데 굳이 말을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겠지요.

   영화 제목이 '소리도 없이'인 이유는 '소리도 없이' 그들의 삶(남들이 보면 너무나 끔찍한 그 삶)이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냥 하던 대로 하다 보니~' 그렇게 모두가 일상을 당연한 듯이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다 보니 살인자도 시체 처리자도 유괴자도 모두들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건 그냥 말 그대로 제 생각이니까요. 혹시 보신 분들 중에 다른 생각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요.

 

-그래서?

 

제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유아인이 나오고 분위기가 좀 차분해서 처음에는 '버닝'과 느낌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 '버닝'보다는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연기 보는 재미도, 이야기의 서사도, 괜히 모를 지적 쾌감까지. 1점을 뺀이유는 대작은 아니고, 또 영화가 그리 친절하진 않아서입니다. 전 영화도 예의!!!를 중시하거든요 ^^

   꽤 괜찮은 영화 같아요. 영화가 난해하면 저도 정리가 잘 안돼서 말이 많아지는 것을 멈출 수가 없네요.. 새해 둘 째날 잘 보내시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

 

아!! 맞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다 발견한 것인데, 제목인 '소리도 없이'인 이유는 '소리도 없이 우리는 괴물이 된다'라는 초안의 제목에서 줄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전체적인 영화의 메시지는 한 유튜버가 리뷰한 것이 있는데 그 내용에 너무 깜짝 놀라 영화 관계자가 직접 연락까지 해 왔다고 해요. 그 내용은 '세상의 모든 사람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라는 것(토끼 가면이 그 단적인 예!!)이었다고 하는데 그 리뷰에 놀라 어떻게 알았냐며 전화까지 한 영화 관계자가 있다니 참, 세상에는 참 대단한 사람과 대단한 사람을 알아주는 사람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중에 혹시 이런 점까지 파악한 분이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아티스트!!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