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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자산어보' 결말, 줄거리 후기 (수묵화 같은 이준익 감독 영화)

by 빠마저씨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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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 공개된 작품입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로 '정약전'이라는 실학자이면서 지성인은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자산어보'라는 그가 남긴 어류도감의 서문을 바탕으로 각색을 통해 만든 영화, 전체를 흑백 처리하여 푸른 바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영화 '자산어보'입니다.

 

 

  정 씨 형제(정약전, 정약종, 정약용)가 서학(천주교)을 숭상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세력들이 그들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정약전과 정약용만이 살아남아 유배를 갑니다.

  그중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머리 좋은 청년 '창대'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고 창대에게 배운 어류의 지식을 책으로 남기게 됩니다. 그것이 영화 '자산어보'의 내용입니다.

 

영화-포스터
포스터

 

-'자산어보' 줄거리와 결말

  신유박해로 형제 모두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첫째인 '정약전'(설경구)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고 가거도에서 온 가거댁(이정은)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청년 '창대'(변요한)를 만납니다.

  '창대'는 육지에 있는 양반의 서자로 태어나 머리가 좋고 배움에 뜻이 있어서 독학을 하여 한자를 모두 뗀 상황입니다. 그런 그는 어류에 대해서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정약전'이 그의 지식을 활용하여 어류 도감을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초반에 툭탁거리던 둘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로 약속하고, 창대는 정약전에게 글을 배우고 대신 어류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알려줍니다.

  친밀한 관계가 된 둘은 스승과 제자의 사이가 되어 서로 교감하며 조선의 어류에 관한 책 '자산어보'가 정약전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정약전의 가르침으로 더욱 학문의 깊이가 생긴 창대에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에게 뒷바라지를 해주기로 약속하고 뭍으로 가서 벼슬을 하라고 권유합니다.

  정치와 벼슬의 덧없음을 알고 있던 정약전과는 달리 결혼해서 식솔이 생긴 창대는 벼슬로서 성공하여 진정한 관리가 되어 멋진 행정을 펼치고 싶은 마음에 스승과 이별하고 육지로 올라갑니다.

  그 후, 과거에 급제하며 관리의 꿈을 펼치려던 창대는 이미 썩어버린 조선의 행정과 관리의 부정부패를 접하고 몇 번을 바꿔보려다가 변화가 없자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인사차 들러보니 스승 정약전은 이미 오랜 유배생활로 지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상태였고, 자신의 행동과 그동안 스승을 돌보지 못한 후회로 눈물을 흘리던 창대는 스승이 집필한 '자산어보'를 보면서 그를 기리게 됩니다.

 

감옥에-갇힌-삼형제
삼형제

 

  서학(천주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 삼 형제 중 정약종은 죽고 정약전과 정약용은 흩어져 유배를 가게 됩니다. 그 후 형제들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그들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지내게 됩니다.

  정약용은 말년에 유배가 풀리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정약전은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정약용이 꿈꾸던 세상은 '임금의 밑에서 덕을 펼치는 관료가 백성을 다스리는 세상'이었고, 정약전은 '임금과 백성이 모두 평등한 세상'이었습니다. 정약전이 좀 더 평등에 가까운 세상을 꿈꾸었던 것입니다.

 

생각에-잠긴-정약전
정약전

 

  백성을 위해서 '서학'의 교리를 받아들였던 정약전은 모두가 정약용을 우러러볼 때, 오히려 정약용이 자문을 구했던 진정한 학자였습니다.

  늘 믿고 보는 설경구 배우는 이 작품에서 믿고 보는 이유를 보여주는 엄청난 내공의 연기를 보여 줍니다.

 

물고기잡는-도구를-들고있는-창대
창대

 

  양반의 서자로 태어나 섬에서 물고기를 잡던 청년 창대는 스승 정약전을 만나 독학으로는 이룰 수 없는 학문의 경지를 이루게 됩니다. 

  성리학에 심취해 있던 그는 스승과 이별하면서까지 관료가 되어 나라를 다스릴 포부가 있었으나, 막상 부패한 관료들의 현실에 실망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바닷가를-걷고있는-두남자
두 남자

 

  설경구와 변요한은 관객들을 정약전의 시대로 돌려보낼 정도로 탁월한 연기를 보입니다. 둘의 캐미도 좋아서 보고 있으면 진정한 사제 지간을 느끼게 해 줍니다.

 

문어를-들고있는-가거댁
가거댁

 

  가거도에서 흑산도로 오게 되어서 가거댁이 된 여인은 유배 온 정약전에게 숙식을 제공해 주는 과부입니다. 오랜 유배생활에 둘은 정이 들어서 정약전과 부부의 정을 맺고 아이들도 낳아서 키웁니다.

  이정은 배우는 정극에서 부족할 수 있는 코믹함에 멋진 윤활제 역할을 하며 극을 흥미 있게 끌어갑니다. 그녀의 연기도 좋아서 편안하고 재밌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얼굴을-찡그리는-벼슬아치
병장

 

  흑산도의 사또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병장'이라는 직책으로 마을을 다스립니다. 정약전이 '연줄을 이용해 승진을 돕겠다'는 꼬임? 에 넘어가서 그 이후로는 조용하게 지내지만 안타깝게도 끝까지 승진을 하지 못합니다.

  초반에는 부패관리처럼 묘사되지만 성격이 그다지 모질지 못하고, 약간 모자란 구석이 있어서 극에서 코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늘 양복만 입던 조우진 배우가 오랜만에 꼬질한 모습으로 출연해서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납니다.

 

 

-'자산어보'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4점

*한줄평 : 아름다운 연출과 배우와 풍경이 있는 영화

 

  이준익 감독의 영화는 이상하게 처음에는 끌리지 않습니다. 왠지 지루할 것 같고, 서사의 진폭이 적을 것 같고, 극적인 반전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보면 끝까지 몰입하여 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예상대로 극적 반전이나 서사의 큰 진폭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재밌습니다. 아마도 진심이 느껴지는 연출과 배우들의 힘으로 생각됩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집필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시간이 넘는 영화가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굉장한 몰입감으로 순식간에 관람을 끝낼 수 있습니다.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배우들의 열연과 류승용, 김의성, 명계남 배우들의 멋진 뒷받침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 줬고,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일관된 연출 (딱 한 장면만 색이 표현됨)은 더욱 깊이 있는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첫 느낌은 끌리지 않지만, 막상 보고 나면 보람이 느껴지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였습니다. 추천드리니 기회가 되시면 꼭 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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