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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눈으로 하는 것들)

'나의 해방 일지' 13-14화 인물관계, 줄거리 후기 (갑자기 엄청난 반전?)

by 빠마저씨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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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회차였습니다. 이해가 되면서도 그런 설정이 이해하기 싫은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늘 3남매를 응원하면서도 그들 부모의 삶도 응원해 왔던 저였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나의 해방 일지'는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감과 의무감에서 해방되어 스스로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런 도구로서 사랑, 추앙, 욕망 등이 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해방에 누군가의 죽음이 사용된다면 그건 너무 안일한 전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의 해방 일지'입니다.

 

엄마-사진
어머니

 

-'나의 해방 일지' 13-14 줄거리

  평소와 다름없던 3남매의 일상에 부모님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정말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오랫동안 힘들어하던 구 씨가 나중에 염미정을 찾아 집에 방문했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투덜거리면서도 남편의 내조와 집안을 이끌었던 어머니가 자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모든 가족이 충격에 빠졌고, 저 역시도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가족의 모든 구성원들에 심경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이 모두의 인생을 한 단계 올려놓은 것 같습니다.

 

  염기정(이엘)은 엄마의 죽음으로, 가족에 대한 개념을 재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교제하는 남자의 아이에게 '내가 너의 엄마가 되어줄게'라고 이야기하면서 남자에게 청혼하고 남자는 그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염창희(이민기)는 더 이상 미련이 없는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 옆에서 함께 생활하며 지내게 됩니다. 아버지를 응원한다는 그의 말이 왠지 염창희가 훌쩍 커버린 느낌입니다.

  염미정(김지원)은 어머니의 죽음에 정신을 못 차리다가 회사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게 됩니다. 구 씨를 보고 싶은 마음에 연락을 해 보지만 그의 전화는 정지된 상태입니다.

  구 씨(손석구)는 조폭으로 돌아갔습니다. 클럽을 관리하면서 냉혈인으로 변해버린 그의 모습이 낯섭니다. 그 역시도 힘들어하다가 결국 염미정의 집에 방문하는데 그곳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염미정에게 연락을 합니다.

 

어머니의-영정사진을-놓는 모습
어머니의 죽음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야기는 남매들에게도 충격이지만, 저에게도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어머니의 죽음으로 달라진 남매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라면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죽음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참 비겁한 나태함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어디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 그 역시 충격입니다. 삶은 늘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죽어야만 해방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오랜-여자친구에게-결혼하자는-염창희
장례식장 프로포즈

 

  수십 년을 그냥 이성 친구로서 살아왔던 둘은 갑자기 염창희의 프러포즈로 관계가 서먹해집니다. 가족의 빈자리는 새로운 가족으로 채워지는 것이 사람들의 삶인 것 같습니다.

  물론 둘 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그냥 가족이 필요했던 둘은 그 관계를 좀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결혼이라는 용어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이와-대화중인-염기정
엄마가 되어주겠다는 말

 

  염기정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이 엄마를 잃고 나니 그 아픔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사귀는 남자의 딸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헤어짐)에게 자신이 엄마가 되어 준다고 말합니다. 가족의 부재를 다른 가족으로 채우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바닷가를 걷는-삼남매와-아버지
가족들

 

  염미정이 태어나고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던 가족 여행을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오게 됩니다. 이곳에서 남매들은 자신들의 두 번째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족을 돌봤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가족들이 날 돌보고 있었다'는 아버지의 말처럼 가족은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존재 같습니다.

 

전화하는-구씨
통화하는 구씨

 

  클럽으로 돌아온 구 씨는 다시 클럽에서의 삶에 빠지게 되면서 폐인과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돌아갈 곳을 알고 있었기에 용기를 내서 염미정의 집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그 가족이 겪은 비극을 듣습니다.

  그리고 염미정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합니다. 추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시만난-구씨와-염미정
재회

 

  둘이 다시 만났습니다. 어색해하면서도 설레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애틋합니다. 이제 몇 회 남지 않은 드라마에서 둘이 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행복하지 않아도 서로 해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해방 일지' 13-14화 후기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 여전히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이 드라마의 성격을 볼 때 분명히 의미 없는 죽음은 아닐 텐데...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13화 말미에, 갑자기 찾아간 구 씨를 맞이하는 것은 염미정이 아니었고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여보라고 부르는 풍에 걸린 듯한 초췌해진 싱크대 사장님이자 염미정의 아버지였습니다.

  사실, 구 씨가 클럽을 운영하면서 힘들어하는 동안 염미정의 가족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큰 일을 겪은 것이었고, 14화에서는 그 이후 3남매의 변해버린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죽는 그날 까지(물론 본인이 죽을 것은 몰랐지만) 자식 걱정과 자신의 신세한탄을 하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황스러웠고 좀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해방 일지'라는 거창한 제목이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상황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3남매의 해방 일지 과정에 어머니의 죽음까지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면, 굳이 가족의 죽음을 통해서 해방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구 씨와 염미정의 재회가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면... 너무 슬픕니다. 물론 돌아가시던 그날 '미정이가 펑펑 울었다'는 동네 주민의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가 슬퍼하는 장면이 나오긴 합니다.

  설마... 어머니의 죽음이 그 둘의 재회에 쓰였다면 그건 작가나 연출가가 너무 제 멋에 취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구 씨가 사실은 범죄도시 2의 강해상과 같은 인물이다.'라는 것이 나을 뻔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은 너무 충격이어서 14화의 전체적인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의심의 눈으로 보게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부디 마무리를 잘 지어주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해방이 되길 원하지만, 누군가의 해방에 실마리가 되길 원하지만, 그렇다고 제 삶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는 평범한 소시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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