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제목은 'courier'입니다. 운반원이나 배달원을 뜻하는 말입니다. 적국의 기밀 자료를 빼내는 역할을 하는 스파이를 가리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제목은 정직하게 '더 스파이'입니다. 다음 주에 개봉하는 올해 최대 기대작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입니다.
평범한 비즈니스 맨이 국가 간의 스파이 활동에 얼떨결에 투입되어 행동하는 이야기로, 대부분 원래 스파이가 장사꾼으로 위장하여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공작' 등) 이 영화는 진짜 사업가가 투입됩니다. 그리고 실화라서 거기서 오는 긴장감이 좋습니다. 영화 '더 스파이'입니다.
-'더 스파이' 줄거리와 결말
1960년대 냉전시대가 극에 다다랐을 무렵, 소련의 흐루시체프와 미국의 케네디가 세계를 3차 대전의 공포로 몰고 갑니다. 그런 와중 소련의 한 고위 관료 '펜콥스키'는 흐루시체프의 광기를 잠재우고자 극비리에 소련의 군사시설에 관한 정보를 서방 세계에 넘기려고 합니다.
하지만, 소련과의 관계가 너무 좋지 않아서 조심스러웠던 미국은 영국에 협조를 구하게 되고, 영국 첩보국 MI6와 미국 첩보국 CIA는 합동을 소련에 스파이를 파견할 준비를 합니다.
그러던 중, 사업가 '그레빌 윈'을 포섭하여 그에게 사업차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펜콥스키'를 만나 서류를 전달받아 오라는 미션을 줍니다. 처음에는 거절하던 '그레빌'은 세계 대전이 발발 시에 자신의 가족도 무사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승낙하고 미션을 수행합니다.
그 후, 그가 주선한 미팅에 첩보국과 '펜콥스키'까지 안내를 해주고 자신은 그만두려고 하였으나 상황이 복잡해져서 점점 깊숙이 일에 빠져들게 됩니다.
'펜콥스키'와 '그레빌'이 빼돌린 군사시설의 정보로 소련이 쿠바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보한 미국은 소련을 더욱 압박하고, 그 정보를 소련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카드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정보의 출처를 계속 파악 중이던 소련 첩보국 KGB는 결국 '펜콥스키'가 스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모스크바로 들어가서 그를 망명시키려던 '그레빌'은 영국 스파이로 발각되어 투옥됩니다.
모진 옥살이에도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버티던 '그레빌'은 결국 몇 년 후 극적으로 그곳에서 석방되어(포로 스파이들끼리의 교환) 본국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지내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처음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고 겁에 질려서 진행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대전을 막을 수 있다는 책임감과 적국의 스파이 '펜콥스키'와의 동료애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해서 일을 마무리 지으려다 소련의 감옥에 투옥됩니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애칭이 있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역시 대단한 연기를 보입니다. 다양한 감정 연기를 얼굴로 다 표현해 내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펜콥스키'와 '그레빌'의 만남입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두 남자는 애석하게 마지막에 탈출을 못하고 잡혀서 '펜콥스키'는 처형당하고 '그레빌'은 혹독한 감옥 생활을 하게 됩니다. (다행히 풀려나긴 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쿠바 사태는 이 둘의 희생으로 해결되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MI6 남성과 CIA 여성은 평범한 사업가에게 접근하여 애국심과 가족사랑을 빌미로 스파이 활동은 강요합니다. 늘 그렇듯 그들은 모든 것을 책임질 것처럼 말했지만, 막상 사건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자 발을 빼려 합니다.
혹여나 국정원에서 '조국을 위해서 일해보자'라고 하면 거절하시기 바랍니다. 국정원 나오는 영화 중에 해피엔딩을 못 본 것 같습니다.
평범한 사업가였던 남편이 모스크바로 잦은 출장을 가면서 갑자기 그의 남성미가 돋보이게 되자, 오히려 부인은 그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오해합니다. 후에 남편이 국가의 공작원이었다는 것을 알고 미안함에 눈물을 흘립니다.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부인에게 잘해주고, 남성미를 뿜어대면 '아... 이 놈이 지금 여자가 생겼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일한 것 같습니다.
-'더 스파이' 별점 및 한줄평
* 별 점 : 5점 만점에 3.5점
* 한줄평 : 전쟁도 평화도 사람에게서 출발한다.
넷플릭스 영화에 흥미를 잃어서 OCN 쪽으로 기웃거리다가 모르는 영화가 있어서 찾아보았습니다. 냉전 시대를 다룬 스파이 영화는 너무나 많고, 그 성격도 다 달라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장르인 것 같습니다.
스파이 영화 중에는 화려한 액션 영화도 있고, 너무나 건조해서 숨이 막히는 영화도 있지만 이 영화는 액션은 없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촉촉한 영화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큰 사건도 없고, 총 한 번 쏘지 않지만 그 긴장감은 상당해서 두 시간가량 계속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느껴집니다. 실화라는 극적인 서사와 배우들의 멋진 연기가 시너지를 이루어 낸 것도 영화가 더욱 멋져지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특히 영국과 소련의 스파이들의 모습은 과장되지 않고, 뜬금없는 신파도 없이 사실적인 내용만을 다루면서 상황에 따라 느껴지는 그들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어서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황정민, 이성민 배우의 '공작'과도 많이 비교되는 영화인데, 그 영화처럼 사람 냄새가 나는 스파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늘 그렇듯 스파이 영화는 대부분 실망시키는 적이 없어서 추천에 부담이 없습니다.
60년 전에는 소련이, 지금은 또 러시아가 세계를 위협에 빠뜨리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걱정을 불식시키려고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진짜 있긴 있겠지요?)
아무쪼록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저와 제 자손들이 웃으면서 살아가길 바라면서 '더 스파이' 감상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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