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도움으로 '밀리의 서재'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은 역시 넘기면서 보는 맛이 좋지만, 요즘 책은 무겁기도 하고 출퇴근 길에 두 손을 다 쓴 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휴대폰의 어플을 통해서 봤습니다. 지인의 적극 추천으로 보게 된 소설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작품입니다.
아직도 겉멋을 버리지 못해서 사회 과학 장르 위주로 봐 왔기에 -그것도 아주 가끔씩- 현대 소설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김호연' 작가의 작품인데 작가님께 죄송하지만, 제가 요즘 트랜드를 잘 몰라서 작가도 낯섭니다.
하지만 요즘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2021년 밀리 독서 대상,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무엇보다 재밌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줄거리와 결말
편의점주 '염여사'의 파우치를 찾아준 노숙자 '독고'가 그녀의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여러 챕터로 나눠져 있는데, 대부분 편의점과 관련 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입니다.
편의점주 '염여사'와 또다른 알바생인 공시생과 염여사의 지인, 그리고 고독한 중년 남자, 마지막 작품을 쓰려는 극작가, 그리고 염여사의 한량 아들까지 등장합니다.
모두들 각자의 삶에 찌들어 있고, 마땅한 출구도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 듯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노숙자 '독고'가 (알바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덩치 크고 말이 어눌한 남자) 하는 행동과 따뜻한 배려로 그들의 삶이 조금씩 생기를 찾게 됩니다.
챕터 별로 이야기의 중심이 각 각의 인물에 집중 되어 있다가 나중에는 '독고'라는 인물의 신분과 그의 과거가 드러납니다.
그는 자수 성가한 의사였는데 의료 사고로 한 젊은 이가 목숨을 잃게 된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두려움을 숨기려고 더 거칠게 행동하다가 자신의 가족에게까지 버림 받고, 스스로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껴 노숙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사람을 피하고 술로 인생을 허비하다가 알콜성 기억 손상으로 최근에야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게 됩니다.
과거의 큰 죄를 깨달은 '독고' (이 이름도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노숙자의 이름)는 염여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지방으로 내려가서 봉사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마무리 됩니다.
-'불편한 편의점'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3.5점
*한줄평 : 우리동네에도 이런 편의점이 있으면 좋겠다.
이 소설의 장점은 재밌다는 것입니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 일단 재밌어야 하는데, 이 소설은 재밌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어수선할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만, 각 자의 관점에서 적절한 분량을 가지고 있어서 캐릭터들이 소외되는 느낌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려운 단어나 철학적인 내용이 없어서 갑자기 진도가 막히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고, 마치 동네에 있는 편의점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해서 몰입이 잘 됩니다.
무엇보다 노숙자 '독고'의 과거를,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짐작하게 되고, 작가는 그런 독자를 배려해서 조금씩 과거에 대한 떡밥을 던지고 마지막에 깔끔하게 회수 합니다.
물론 인물들의 설정이 너무 단편적이고,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가 보니 각 인물들의 깊이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독고의 과거가 밝혀지는 과정에서는 약간의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아쉽고 의아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재미와 따뜻함이 있습니다. 철학과 깊이는 부족할지 몰라도, 소설을 읽는데 필요한 다른 매력들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힐링물'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작품은 읽다보면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라서 '힐링물'이라는 말에 살짝 공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쪽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대여하려면 내년 쯤?에나 가능한 인기 소설이니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시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작품의 무게는 없지만, 대신 친숙한 편안함과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재밌게 읽는 팁
밀리의 서재나 기타 다른 e-book 플랫폼이 있는 분은 일단 '오디오 버전'으로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동 중이나 산책 중에 들으면 더욱 좋습니다.
성우들의 연기와 효과음이 탁월해서 마치 라디오 드라마를 보는 듯 합니다. 초기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아 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한 챕터 정도가 지나고 나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활자로 된 작품을 이어서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초기에 잡혀있던 분위기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몰입과 집중이 잘 되기 때문에 책장이 순식간에 넘어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작품들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신다면 책을 읽는다는 약간은 부담스러운? 취미가 훨씬 가벼워지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오랜만에 본 책 '불편한 편의점'에 관한 주저리주저리 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아, 따끈한 2편이 나왔습니다. 만약 1편을 재밌게 보셨다면 2편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제 글은 그냥 참고용으로만...
'불편한 편의점 2' 결말, 줄거리 요약 정리 후기 (마무리가 확실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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