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한 배우의 묘한 표정이 매력적인 포스터를 보여주는 영화 '메기'입니다. 초반 시놉시스로 꽤 유명한 영화인데 '병원 방사선실에서 사랑을 나누던 중 알몸이 촬영되고 남자의 똘똘이가 찍힌 X-ray 사진이 병원에 퍼진다.'는 내용입니다. 이 정도 내용이면 안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사실 전체적인 주제와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이 영화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영화입니다. 독립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제가 은근히 심오합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볼 만큼 영화가 흥미진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보다 보면 녹아드는 영화는 맞습니다. 메기(물고기 메기)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영화, 사람들의 의심에 관한 영화, 영화를 의심 없이 보다 보면 뭔가 건질 수 있는 영화 '메기'입니다.
-'메기' 줄거리와 결말
1.'메기' 한 문장 요약
백수와 간호사 커플 주변에 벌어지는 사람들에 관한 의심의 이야기로, 의심에 대한 말초적인 본능과 그 본능이 증폭되었을 때의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그 의심이 현실이 됐을 때 나타나는 단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메기' 두 문장 요약
간호사는 남자 친구와의 몸사랑이 찍혔을지 모르는 X-Ray필름으로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던 상황에서, 그다음 날 병원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자 다들 서로가 찔려서 결근했다고 의심하는 부원장을 설득해 그 의심이 잘 못 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냅니다.
한편 남자 친구는 일용직 아르바이트 중 자신의 반지를 훔쳐갔다고 생각하는 동료를 의심하지만 그 역시 잘 못 된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후회하며, 그 무렵 남자 친구의 폭력성을 알게 된 간호사는 그 의심이 커져서 헤어지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폭력성은 진짜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3.'메기' 세 문장 요약
누가 찍었는지 모를 X-Ray필름에 선명히 드러난 남자의 똘똘이 사진 때문에 병원은 뒤집어지고, 그다음 날 모두들 다른 이유로 출근을 하지 않게 되자 부원장은 모두들 그 필름 때문에 창피해서 핑계를 대고 있다고 의심하지만, 믿어 보자는 간호사의 말에 결근한 직원의 집을 찾아갔다가 그 의심이 잘 못 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백수로 놀고 있던 남자 친구는 곳곳에 나타난 싱크홀을 메우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데, 한 팀원이 자신의 백금 반지를 훔쳐갔다는 의심을 시작하게 되고 그 의심은 계속 커지게 되는데 알고 봤더니 팀원의 반지는 다른 반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에 대해서 실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간호사는 남자 친구의 전 애인에게 남자 친구의 폭력성에 대해서 전해 듣고, 너무나 온화해 보였던 그에게 폭력성이 있다는 것에 놀라며 그 사실을 묻지 않고 계속 의심하다가 결국 헤어지게 되는데, 나중에 용기를 내서 남자 친구에게 물어보자 대수롭지 않게 폭력성을 인정하는 남자 친구가 갑자기 생긴 싱크홀에 빠지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내레이션으로 진행이 되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환자가 키우던 '메기'입니다. 목소리 연기는 천우희 씨가 맡았습니다. 상황에 대해서 계속 설명을 해 줘서 영화를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주인공인 간호사 '여윤영'입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고 가능하면 의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도덕적이지도 않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여인입니다.
이주영 배우가 연기를 했는데, 처음 보는 배우라 찾아봤는데 역시 처음 보는 영화들에 출연을 해 와서 그냥 처음 보는 신선한 마스크라는 것으로 알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감정의 기복이 없는 연기를 잘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 친구 '이성원'입니다. 아무 걱정 없이 여자 친구 집에 얹혀사는 그냥 백수입니다. 동료가 반지를 훔쳐갔다고 의심하면서도 대놓고 말을 하진 않는 평범한 인물입니다. 이 영화의 인물들은 다 평범합니다.
요즘 핫 한 '구교환' 배우가 연기합니다. 워낙 개성 있는 마스크에 다른 작품에서도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이 영화도 그 연장선에서 캐릭터를 보게 됩니다. 악당과 주인공의 캐릭터가 동시에 보이는 특이한 아우라를 풍기는 배우 같습니다.
똘똘이가 찍힌 필름이 병원에 대대적으로 퍼지게 되고,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그 필름의 주인이 자신일 것이라는 생각에 모두들 몸을 사리게 됩니다. 하필 그다음 날 직원들이 다 결근을 하게 되고 그 일로 더 큰 의심을 받게 됩니다.
이를 바라보는 '메기'는 '누가 찍었나?'가 더 중요한 일인데 사람들은 '저게 누굴까?'에 더 집중한다고 말합니다. 듣고 보니 '메기'가 정답입니다.
어릴 적 황당한 의심을 받았던 트라우마로 일단 사람을 의심하고 보는 부원장입니다. 그녀는 간호사의 도움으로 사람에 대한 의심을 거두게 됩니다. 똘똘이 사건 이후 아프다고 결근한 직원을 의심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아팠던 것입니다.
독립 영화, 저예산 영화에 특화된 배우 '문소리' 씨가 부원장을 맡아서 영화의 무게를 잡아주고 있습니다. 무슨 연기를 해도 잘 어울리는 대단한 매력입니다.
결국 의심은 직접 확인을 하게 되면 사실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실이 두렵고, 믿는 것은 자신이 지는 것 같아서 일단 의심을 하고 봅니다. 그리고 그 의심을 스스로 확신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의심을 확인하는 것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연히 사랑하던 연인은 남자의 폭력성을 듣고 난 후, 여자의 의심이 커지다가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나중에 자신의 의심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남자에게 '과거 여자를 때린 적이 있냐'라고 묻는데 남자는 너무나 태연하게 맞다고 합니다.
그 후, 여자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남자는 갑자기 생긴 싱크홀에 빨려 들어갑니다. 의심을 확인한 후 그녀는 배신감이나 분노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냥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메기'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3.5점
*한줄평 : 의심은 '확신이 아니라 확인'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든 영화 중 '4등'을 굉장히 재밌고 좋게 봤던 터라, '메기'도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게다가 초반 시놉시스도 좀 충격적인 내용이기도 했으니 기대는 더 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의도와 주제의식은 확실하나 영화적 재미가 크게 있진 않았습니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묶어서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내용은 좋았지만, 그 에피소드들이 적절하게 엮이지 않아서 집중이 되질 않았고,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좋았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긴장감이 없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는 다들 칭찬 일색인데, 제 개인적인 감상은 '재미는 없는데 뭐라고는 못할 것 같은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부분에서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심에 대한 영화, 그 의심을 확인보다는 확신으로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흔한 소재를 가지고 영화적으로 풀어내서 더 와닿긴 했지만 그만큼 큰 한 방은 없었던 영화 '메기'였습니다.
제 글도 개인적 의심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계속 말씀드린 '4등'은 정말 추천드리는 영화입니다. 시간 되시면 한 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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