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완전히 끝나고,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열풍도 잠잠해져서 우연히 통신사 VOD를 살펴보다가 공개된 것을 알게 된 작품 '올드'입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가장 최신작이기도 합니다. 이 감독의 마력은 일단 굉장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시놉에 있습니다. 그래서 봤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노인이 되어버리는 해변' 이라는 굉장히 끌리는 시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신기하게도 영화 속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보는 관객까지도 늙게 만든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그 매력에 빠져보시겠습니까? 영화 '올드'입니다.
-'올드' 줄거리 및 결말
아빠, 엄마, 큰딸, 작은아들로 이루어진 가족은 우연한 기회에 굉장히 좋은 해변 리조트에 숙박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니저에게 추천받은 바닷가로 해수욕을 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두 가정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합니다.
그러던 중, 굉장히 빠른 속도로 부패하는 시체를 발견하면서 사건이 진행됩니다. 이유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간에서 사람들은 계속 늙어가면서 정신착란을 일으키고, 암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6살짜리 아이들은 갑자기 청소년기를 맞이하며 임신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특이한 광물로 인해 시간이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까지는 알아내지만, 탈출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고, 세 가족 중 두 가족은 자신들의 지병이 급속한 노화로 심해지며 죽음을 맞이합니다.
처음 왔던 가족 중 엄마, 아빠는 노화로 인해 죽게 되고 이미 중년이 되어버린 유치원생 아들, 딸은 우연히 탈출할 수 있는 경로를 파악하여 겨우 탈출하게 됩니다.
사실, 이 리조트는 거대 제약회사가 ‘빠른 시간이 흐르는 해변’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곳에 지은 것으로, 지병이 있는 사람들을 일부로 호텔로 유인해서 그들에게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빠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남매는 이 사실을 다시 호텔로 돌아가 폭로하게 되고, 그로 인해 이 수상한 실험을 막을 내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암에 걸려있던 엄마는 급속도로 종양이 커지며 수술을 하여 암을 제거하는 데 성공합니다. (시간이 워낙 빨리 흘러서, 피가 흐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노화는 막을 수가 없기에 결국 밤이 되자 남편과 아내는 노화로 인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유치원생이었던 남매는 하루가 지나며 중년이 되어버렸고, 같이 왔던 모두가 죽게 되자 사실 상 삶을 포기합니다. 하지만, 리조트에서 알게 됐던 친구(유치원생)가 알려준 사실이 힌트가 되어 탈출에 성공합니다.
가장 늦게 왔던 부부는 그나마 이성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합니다. 이곳을 벗어나려 하면 극심한 두통에 실신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바다 쪽으로 헤엄쳐서 다른 해변으로 건너가려던 남편은 실신하면서 익사하게 됩니다.
평소 간질이 있던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당한 임상실험(처음 도착하면 환영의 의미로 제공되는 칵테일이 실험약이었음)으로 수시간 동안 멈춰있던 간질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역시 죽게 됩니다.
유능한 의사가족은 딸이 탈출하다가 사망하고, 아내는 뼈에 문제가 있었는지(임상실험의 부작용) 온몸의 뼈가 부러져서 죽게 됩니다. 그리고 의사는 정신착란을 일으키다가 녹슨 칼에 상처가 나는데 순식간에 파상풍이 진행되며 죽게 됩니다.
-'올드' 별점 및 한줄평
* 별 점 : 5점 만점에 2점
* 한줄평 : 한강에다 뿌린 떡밥 종로에서 회수하는 영화
영화를 다 보고 답답해서 늙어버린 자신을 발견해 버린 영화입니다. 영화의 초반 40분 정도는 갑자기 발생한 괴이한 현상에 대해서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며 해결해보려는 모습이 꽤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과연 어떻게 사건이 마무리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독과 저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입니다. 전 늙어가는 현상에 대해서 밝히고 그로 인한 충격적 진실(아무래도 반전 전문 감독이다 보니 그런 것을 기대하게 됨)을 기대했지만, 그 기이한 현상은 그냥 우연으로 퉁치고 넘어갑니다.
반전이랄 것은 제약회사가 그곳에 환자들을 몰아넣고 임상실험을 한다는 것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것은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고,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것에 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관점에서는 말입니다.
게다가 그 공간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동일할 텐데 사람마다 그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고,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마치 감독이 필요할 때 가져다 쓰는 치트키처럼 느껴질 만큼 연출이 아쉬웠습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모두 봐 온 저로서는 역시나 싶었습니다. 신인 감독이 연출했다면 꽤 참신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중견 감독 이상의 연륜을 보여야 하는 분께서 '식스센스' 이후로 계속 약보합의 연출을 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영화였습니다.
반전의 내용보다는 반전의 유무가 궁금해진 감독의 최근 작품 '올드'였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니 이 글을 보시고 궁금하시면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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