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즌으로 굉장한 화제가 되었던 '이터널스'가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개봉 후의 관람평이 좋지 않습니다. 마블의 영화가 6점대가 나온다니 놀라긴 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안 볼 수는 없어서 봤습니다. 마블이니까요. '이터널스'는 단어 그대로 '영원'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영원'한 재미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영화는 액션 영화가 아닌 예술 영화입니다. 그동안 마블의 영화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새로운 캐릭터로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술 영화로 보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이터널스' 줄거리와 결말
줄거리와 인물의 전사가 너무 길어서 최대한 생략하고 간단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주를 창조한 존재 '셀레트리얼'은 지구인들을 '데비안츠'라는 최상위 포식자로부터 지키라는 임무를 주고 '이터널스'를 지구에 보냅니다. 그리고 '이터널스'는 그때부터 지구인들을 보호하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지구에서 살아갑니다.
수천 년의 전쟁 후 '데비안츠'는 모두 정리했지만, 인간들에게 간섭하지 말아야 하는 '이터널스'의 임무로 인해 그들 사이에서는 갈등이 생기게 되고 각자 흩어져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갑니다.
그렇게 7천년을 지구에 살아온 현재, 타노스 사태도 마무리되어서 평화를 찾아가던 지구에 갑자기 큰 지진과 함께 '데비안츠'가 부활하여 '이터널스'는 다시 원팀 구성을 위해 팀원들을 모읍니다.
'데비안츠'와의 결투를 진행하며, 팀원들이 희생되고 그러면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지구는 새롭게 탄생할 셀레트리얼의 숙주에 불과했다'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키기 위해 태어나는 셀레트리얼은 아이러니하게 그 자신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지구인들의 수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 셀레트리얼이 태어나면 지구는 병아리가 깨고 나온 알처럼 부서져 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셀레트리얼의 탄생을 위한 에너지를 위해서는 지구인들의 개체 수가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서 '데비안츠'로부터 지구인을 지킬 필요가 생겼고, 그래서 셀레트리얼은 강력한 인공생명체 '이터널스'를 만들어 지구에 파견했던 것 까지도 모두 알게 됩니다.
이제 이터널스의 팀원은 자신의 원래 임무인 '셀레트리얼의 부활'에 집중하자는 팀과 '지구를 지키자'는 팀으로 나뉘게 되고 서로 대결하게 됩니다. 게다가 '데비안츠'와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다행히 데비안츠의 대장을 처치하고 이제 막 부활하려는 '셀레트리얼'을 가까스로 막아내면서 지구를 지키게 됩니다.
왼쪽부터 캐릭터의 능력을 말씀드리면 '에너지 날리기, 빠른 스피드, 힘, 전사, 비행과 눈 광선, 리더, 사물 변환, 환영, 기술자, 정신지배'입니다. 참고로 이 중 몇몇은 7000년의 생을 마감합니다.
자세한 이름까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참고로 지구 탄생부터 지켜온 수호자 치고는 능력이 매우 낮습니다. 타노스 사태에 이들이 관여했다면... 아마 멸종했을 것입니다. (어벤저스가 훨씬 더 전투력이 높아요)
두 사람이 바로 열 명의 히어로 중 주인공급입니다. 연인입니다. 그나마 전투력이 가장 뛰어난 '이카루스'와 공감능력이 가장 뛰어난 '세르시'는 나중에 '셀레트리얼'의 부활을 놓고 갈등하게 됩니다.
마블 최초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이 둘을 통해서 나옵니다. 어린이 관객도 많았는데 갑자기 진행되는 장면에 많이 놀랐습니다. 그럴 시간에 '데비안츠'라도 한 마리 더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우리의 동석이 형님이 '길가메시'라는 파워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그래도 동석이 형이 영화를 좀 살렸습니다. 그런데 마블이 동석이 형을 너무 홀대하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요)
물론 아쉬움은 큽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힘센 캐릭터로 알고 있는데, 주먹 휘두르는 것 빼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습니다. 타노스는 고사하고 헐크랑 붙어도 박살 날 것 같습니다. (형 미안)
'데비안츠'라는 괴물을 죽입니다. '구석기시대'에서 힘 좀 쓰던 '이터널스'들이지만 '현대 시대'로 넘어오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약합니다. 어벤저스의 뒤를 잇기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들 중, 토르나 헐크는 고사하고 스파이더맨과 붙어도 이길 수 있는 인물은 한 두 명에 불과합니다. 이런 능력으로 어떻게 지구를 지키나 싶습니다.
셀레트리얼은 우주를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가 하는 작업 (행성 하나를 희생해서 새로운 은하계를 탄생시킨다)은 일리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행성이 지구라는 것입니다.
개체 수 증가를 위해 행성마다 '이터널스'를 파견하고 있었고, 행성 파괴 작업이 끝나면 '이터널스'들의 기억을 리셋하기에 그들은 늘 이번 행성 수호 임무가 자신의 처음 임무입니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고 멘붕이 온 '이터널스'는 불쌍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터널스' 별점 및 한줄평
*별 점 : 5점 만점에 3점
*한줄평 : 고기 맛집에서 설렁탕 먹은 느낌
설렁탕에도 고기가 들어가긴 합니다만, 아무리 투뿔 한우가 들어있다고 해도 설렁탕을 고기 맛에 먹진 않습니다. 이 영화가 딱 그렇습니다. 무려 10년이 넘게 쌓아온 마블의 팬심이 이 영화를 재밌게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액션이 없습니다. 사랑, 우정, 반목, 화해, 각성 등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액션이 없습니다. 가끔 있는 액션도 초라할 정도입니다.
10명의 캐릭터를 한 번에 모아놓고 그들의 전사와 현재 진행되는 갈등과 엄청나게 거대한 적들의 이야기를 한 번에 풀기는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하면 처음부터 아예 다르게 시작을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너무 정석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갔고, '이터널스'라는 히어로들이 적을 대하는 태도보다는 그들 사이의 갈등과 윤리에 집중했습니다. 깡패가 앞에서 버티고 있는데 친구들끼리 옛날 일로 싸우는 형색입니다.
그런데, 곱씹어 봐도 영화를 '못 만들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액션을 제외한 모든 장면들이 굉장히 아름답고 섬세하며, 이상하게 10명의 주인공 각자의 짧은 이야기에도 그들에게 잘 몰입이 됩니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물에 대한 공감'이 잘 이루어집니다. 이 역시 감독의 역량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음 마블을 이끌어갈 후손인 작품이니 욕을 하더라고 일단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액션만 빼면 괜찮습니다. (이게 뭔 소린지 원...)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 주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빠마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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